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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알프스에 묻힌 비극의 흔적…기후변화로 하나씩 드러나

알프스 빙하 녹아내리자…50년 사라진 '먼 나라' 물건 줄줄이

알프스 빙하 속에 묻혀 있던 물건들이 기후변화로 수십 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3일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은 알프스산맥 최고봉인 몽블랑산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그 속에서 발견되고 있는 물건들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몽블랑산 해발 1,350m에서 카페 겸 식당을 운영하는 33살 티모테 모틴 씨는 최근 빙하 사이에 삐져나와 있는 종잇장들을 발견했습니다. 무려 54년 전 인도에서 발행된 1966년 1월 20일 자 신문이었습니다. 1면에는 자와할랄 네루 인도 초대 총리의 외동딸 인디라 간디가 인도의 첫 여성 총리로 당선됐다는 소식이 담겨 있었습니다.

알프스 빙하 녹아내리자…50년 전 사라진 '먼 나라' 물건 줄줄이

이 신문은 1966년 1월 24일 인도 뭄바이에서 영국 런던으로 가다가 추락한 '에어 인디아' 제101편 여객기 사고의 잔해로 추정됩니다. 당시 여객기는 항공 관제소와 통신이 끊긴 후 머지않아 알프스산맥에 추락했고, 승객과 승무원 117명 전원이 이 사고로 숨졌습니다.

눈 속에 묻힌 뒤 수십 년간 빙하에 갇혀 있었던 여객기 속 물품들과 유해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2년부터였습니다. 당시 '인도 정부 공무, 외교 문서, 외교부'라고 적힌 서류 뭉치가 처음 발견됐고, 이듬해에는 에메랄드, 사파이어, 루비 등 최대 24만 6천 유로(약 3억 4천만 원) 가치의 보석들이 들어 있는 상자가 발견됐습니다. 2017년에는 녹아내린 빙하 속에서 유해 두 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알프스 빙하 녹아내리자…50년 전 사라진 '먼 나라' 물건 줄줄이

모틴 씨가 여객기 사고의 잔해를 발견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그는 "친구들과 빙하 근처를 산책할 때면 잔해가 자주 눈에 띈다"며 "보통 작은 잔해는 작은 빙하에, 큰 잔해는 큰 빙하에 실려 떠내려 온다"고 설명했습니다.

빙하에 묻힌 옛날 물건을 수집한 뒤 비싸게 판매하기 위해 알프스산맥을 찾아 오는 방문객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틴 씨가 발견한 신문도 50여 년의 세월이 무색하게 사진, 글씨가 번지지 않고 남아 있어 큰 가치를 지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모틴 씨는 "내 이익을 위해 사고 잔해들을 사용하지는 않을 생각"이라며 신문을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자신의 가게에 전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WION'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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