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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캔버스에 남긴 흔적…기억 속 풍경을 담다

<앵커>

여행을 하면 풍경과 이미지가 합쳐져서 기억에 남게 되죠. 그 혼합된 기억을 하나의 구조물로 캔버스에 표현한 작품이 있습니다.

이주상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붉은 기암괴석들이 한데 뭉쳐서 녹색의 바다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거대한 섬을 이루고 있습니다.

거친 면과 원초적인 색채는 금방이라도 용암을 뿜어낼 듯합니다.

나폴레옹의 고향 코르시카섬이 작가의 기억 속에서 억겁의 세월을 관통해 재구성된 것입니다.

남프랑스의 따뜻한 햇살은 부드러운 면 구성과 온화한 색채의 또 다른 분위기로 표현됩니다.

은은한 라벤더 향까지 넉넉히 품어 냅니다.

작가는 이렇게 자신의 기억 속에 남은 여행의 풍경을 캔버스를 가득 채운 구조물로 되살렸습니다.

[하지훈/작가 : 풍경의 박제라고 해야 될까요? 그런 상태로 만드는 것이 이번 전시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시 전체를 하나의 이미지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천년고도 교토, 고성의 외경과 밤거리 분위기가 단단해 보이는 구조물 안에 응축돼있는 것입니다.

명확한 구상 이미지 대신 다듬어지지 않은 보석의 원석 같은 구조물에서 관람객들은 각자 자기 자신의 기억 속 풍경을 끄집어내게 됩니다.

[하지훈/작가 : 볼 때마다 다른 느낌이 느껴지는 회화, 영구적인 풍경의 형태, 실제보다 더 명확한…그것을 저는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계획입니다.]

보이는 그대로의 시각적 감각과 존재하는 그대로의 인식론적 사고를 초월해 느낌이 응축된 표현으로 작가는 회화의 새로운 영역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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