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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여자입니다" 글 올리자, 성인 남성 218명 '우르르'

"15세 여자입니다" 글 올리자, 성인 남성 218명 '우르르'

SBS 뉴스

작성 2020.07.13 03:22 수정 2020.07.13 03:4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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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페셜] 채팅앱에서 생긴 일 - 은밀하게 위험하게 ③

제작진은 15살 여성으로 설정해 채팅앱에 접속했다. 그러자 성인 남성 218명이 접근해왔다. 미성년자라고 밝혔음에도 성매매를 제안하거나 음란한 대화를 요구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성매수를 제안한 이들과 직접 만났다.

가장 먼저 등장한 첫 번째 성매수남은 채팅 상대가 미성년자인 것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치마를 꼭 입어달라고 제작진에게 부탁했던 두 번째 매수남은 제작진을 보자마자 줄행랑을 쳤다.

30분 거리라서 빨리 올 수 있다며 여러 차례 성매매를 제안한 남자는 제작진의 등장에 "호기심으로 한번 해봤다. 말로만 들어봤지 들어온 건 처음이다"라며 "불법인 것은 알지만 버젓이 활동을 하고 있으니까 다들 성매매에 대해 다들 무덤덤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자신의 나이를 55세라고 밝히며 노골적인 제안과 대화를 유도했던 네 번째 매수남은 사실 백발의 중년이었다. 55세보다 훨씬 많은 나이의 매수남은 "재수가 없어서 이렇게 된 것이다"라며 다들 나이를 속이니까 미성년자라는 것은 믿지 않았다고 변명을 했다.

모든 성매수자들은 한결같이 발뺌을 했고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호기심에 했다. 몰랐다. 처음이다. 재미로 한 거다"라고 했고 아이들에게 돈을 미끼로 접근해 성을 요구한 것에 대한 죄의식은 없었다.

미국에서는 아동 성애 성매수자들을 검거하기 위한 위장 수사가 자주 실시된다. 그리고 지난 4월 미국 경찰은 코로나 19로 화상 수업 중인 아이들에게 온라인으로 접근해 성매수를 시도한 남성 30명을 검거했다. 성매수자 처벌에 매우 엄격한 것.

이에 전문가는 "영미권은 성적인 말을 하는 것부터가 범죄다. 하지만 우리는 아니다. 이상한 행위를 다 해도 처벌을 하지 않고, 만나서 매수를 했을 때 그때서야 성폭력 피해로 간주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범죄의 유형이 바뀌고 있는데 현재 법률로는 이런 것들을 처벌하기 힘들다"라며 "아이들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하게 되면 패가망신할 수 있다는 여러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제작진은 랜덤 채팅앱에 대해 분석을 시작했다. 15년간 채팅앱을 개발해 온 전문가는 "관리를 안 하고 있구나라는 인상이 가장 먼저 들었다"라며 "정상적인 회사는 불량한 단어 불량한 내용이 노출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하지만 랜덤 채팅앱은 모두 방치되고 있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필터링을 못한다는 것은 개발자의 부재 또는 의도적으로 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의도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성인 인증이 필수여야 할 어플에서 우회 경로를 통해 미성년자들이 쉽게 접근하도록 만든 비밀 통로를 확인해 충격을 자아냈다.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여가부는 랜덤 채팅앱을 청소년 유해 매체로 지정했다. 이에 본인인증, 대화 저장, 신고 기능 중 하나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했다.

앱 전문가는 이 제도에 대해 "그런 기능을 추가하라고 해도 하지 않는다. 우회 통로를 만들어 성인 인증을 안 받게 유도하고 있다"리며 "게임 심의 등급 위원회에 심의 등급 번호를 내듯이 출시 자체를 어렵게 해아 한다. 그런데 현재는 누구나 쉽게 앱을 개발해서 만들어낼 수 있다"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현재 랜덤 채팅앱을 알선업으로 보는 법률은 하나도 없고, 이것으로 고소 고발을 진행해도 기소 유예, 무혐의, 증거 불충분으로 이것밖에 안 나온다는 것.

전문가들은 아동 청소년에 대한 성적 행위를 하도록 설득, 강요하거나 성을 사는 것은 성매매가 아닌 성착취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성매매 아동청소년을 피해자로 규정하는 법적 근거도 마련되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식의 변화였다.

이에 전문가는 "성매매 아이들을 피해자로 보는 이들을 거의 보지 못했다. 소위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돈 때문에 성을 팔았다'라고 본다. 거의 모든 사회의 시각이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성매수자들이 자신만만한 것. 사회적 인식에 자신의 범죄를 맞추는 거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가장 중요한 것은 수요자 차단이다. 성매수자들이 지불하는 돈이 없다면 이 산업이 유지되기 힘들 것이고 채팅앱도 돈을 못 벌게 될 것이다. 자본주의 논리는 명확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아이에게 술이나 담배를 판 어른에게 죄를 묻듯 아이에게 성을 산 어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한편 이날 제작진은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호연에게 쉼터행을 제안했다. 처음 제작진의 제안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던 호연, 하지만 친구들 앞에서는 "쉼터 알아봐 주신다고 하는데 가야 될 것 같다. 제빵이나 헤어 메이크업도 배울 수 있다는데 솔깃해서 한번 가보고 싶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리고 호연은 며칠 후 제작진에게 다시 연락을 했고 함께 쉼터로 향했다. 호연과 상담을 진행한 쉼터 관계자. 관계자는 "가정폭력 피해자인데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표현하는 게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다. 학업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하니까 학업을 지원을 하고, 일러스트를 하고 싶다고 해서 학원도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호연은 "크게 규제하는 것도 없어서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오늘 방세 내야 하는데, 무슨 일 해야 하는데 스트레스받지 않아도 되고 좋은 것 같다"라며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쉼터에 올 걸. 모텔에서 지낼 때보다는 더 나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SBS funE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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