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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수백 명 '가짜 면허'…추락 사고 뒤에야 밝혀졌다

조종사 수백 명 '가짜 면허'…추락 사고 뒤에야 밝혀졌다

미국도 파키스탄 조종사 운항금지…'항공 면허 스캔들' 일파만파

유영규 기자 ykyou@sbs.co.kr

작성 2020.07.11 10:25 수정 2020.07.11 11:1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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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2일 추락한 파키스탄 국제항공 여객기 잔해

유럽에 이어 미국이, 파키스탄 국제항공 PIA의 운항을 금지했습니다.

해당 항공사의 조종사 가운데 150명의 면허가 가짜이거나 미심쩍은 것으로 드러난 데 따른 조치입니다.

미국 교통부는 "파키스탄 조종사의 거의 3분의 1이 국제기준에 따라 제대로 면허를 받지 않았다는 점을 인지하고, 미국 영공의 운항을 금지했다"는 성명을 냈습니다.

말레이시아, 베트남, 아랍에미리트 등에서는 파키스탄 출신 조종사의 업무를 중단시키고 면허 가 진짜인지를 검증하는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국제항공은 2017년부터 비용 문제 등으로 미국 운항을 중단한 상태였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내 파키스탄인의 귀국을 위해 전세기를 몇 차례 운항했는데, 이번 조치로 앞으로는 미국에 전세기도 띄울 수 없게 됐습니다.

유럽 항공안전청(EASA)도 지난달 30일 파키스탄 국제항공의 유럽연합(EU) 지역 운항을 6개월간 금지한 바 있습니다.

파키스탄 국제항공 조종사의 가짜면허 문제가 불거진 건 지난 5월22일 추락사고가 계기가 됐습니다.

파키스탄 국제항공의 라호르발 카라치행 A320 여객기가 카라치 진나공항 활주로에서 1㎞도 떨어지지 않은 주택가에 추락해, 탑승자 99명 가운데 97명이 숨진 겁니다.

사고 조사 초기 보고서에는 "조종사가 착륙 당시 잡담을 하고 자동조종장치를 풀어 놓은 상태였다. 조종사는 물론 관제사도 기본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적혀 있습니다.

파키스탄 항공 당국 조사결과, 전체 조종사 860명 가운데 파키스탄 국제항공 조종사 150명을 포함, 모두 262명의 조종 면허가 가짜이거나 시험 부정행위의 결과물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파키스탄 당국은 조종사 28명을 1차로 해고하도록 했고, 면허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도운 항공청 공무원 5명을 정직 처분했습니다.

한 조종사는 면허 취득에 도움을 준 공무원에게 우리 돈 217만∼1천만 원이 뇌물로 건네졌다고 폭로하기도 했습니다.

충격적인 '조종사 면허 스캔들'이 터지자, 각국에서 파키스탄 출신 가짜 조종사 색출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베트남 민간항공청은 파키스탄인 조종사 27명의 비행을 금지했고, 말레이시아 항공당국도 파키스탄인 조종사 약 20명의 비행을 금지하고, 면허의 진위를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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