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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문제 있다" 지적한 서울시 조사관에 "나가라" 전출 종용

서울시 개방직 공무원 -부실 채용 논란ⓛ

김관진 기자 spirit@sbs.co.kr

작성 2020.07.11 09:45 수정 2020.07.14 17:3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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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는 지난 2일 서울시 국장급 개방직 공무원 채용 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한 정황에 대해 단독 보도했다. 보도를 통해 제기한 문제점은 크게 2가지다. (관련기사 : ▶ [단독] "후보자와 아는 사이인데…" 그대로 심사 논란)

1. 평가위원 "지원자 안다, 평가에서 빠지겠다"고 했는데…서울시 만류

문제가 된 국장급 개방직 공무원 채용이 진행된 건 지난해 초. 당시 서울시 인사규칙 14조에 따르면, 지원자를 알고 있는 시험위원(평가위원)은 채용의 공정성을 위해 평가에서 빠져야 한다. 이른바 '기피 신청'이라고 하는데, 서울시는 시험위원의 기피 신청을 받으면 해당 위원을 시험위원에서 해촉시켜야 한다. (이후 올해 6월 이 규정은 개정됐다.)

하지만 당시 서울시 인사과는 이 시험위원을 해촉하기는 커녕 "해당 지원자만 평가하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며 말렸고, 이 위원은 대신 지원자 A 씨를 '0점 처리' 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최종 선발된 인물은 이 A 씨였다. 위원 1명에게 0점을 받긴 했지만 A 씨는 이 위원을 제외한 위원 5명의 채점 평균 점수로, 나머지 지원자 4명은 이 위원을 포함해 전체 위원 6명의 채점 평균 점수로 평가받으면서 최종 선발됐다.

서울시, 개방직 공무원 채용 과정서 규정 위반
2. 내부 위원(서울시 관계자) 1명 갑자기 교체…새로 투입된 위원 "지원자 알아"

서울시가 채용 계획 당시 내부 위원 2명 중 한 명으로 예고·결재했던 인물은 원래 ㄱ씨였다. 하지만 원래 계획과 달리 시험엔 ㄱ씨 대신 ㄴ씨가 교체 투입됐다. 논란은 이 지점에서 발생했다. A 씨가 지원 전 서울시 산하 시설장으로 근무했는데, ㄴ씨가 해당 시설을 관리하는 서울시의 담당 부서장이던 것. 지원자와 업무관계로 알고 지낸 사이로 볼 수 있는데, 이런 경우 ㄴ 씨가 평가에서 빠져야 하지만 반대로 투입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ㄴ 씨는 "한두번 봤을 뿐 아는 사이라고 할 수 없다"며 "법과 원칙, 양심에 따라 공정하게 심사에 임했다"고 해명했다.

서울시, 이례적인 '더딘 해명'…인사 담당자 "시 감사위원회가 문제 없다 결론" 반복

취재 기자는 보도에 앞서 서울시에 여러 차례 해명과 반론을 요구했다. 하지만 거듭된 요구에도 서울시는 쉬이 해명에 나서지 않았다. 서울시가 그동안 다른 자치단체·기관과 비교해 발 빠르게 대응해 온 것을 감안하면 의외의 반응이었다. 채용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수차례 전화했지만 통화는 거의 연결되지 않았고, 문자에는 "잘 알지 못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다 어렵사리 통화가 된 인사 담당자는 "감사위원회에서 문제 없다고 결론 내린 사안"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 인사 담당자는 인사 분야의 최고 책임자도 아니었다.)

"문제 없다"는 시 감사위원회…정작 담당 조사관은 "문제 있다"

답을 듣기 위해 시 감사위원회에 연락을 했다. 찾아 갔다. 어떤 근거로 문제 없다고 판단했는지에 묻고자 했다. 그러나 답은 없었다.

그런데 취재 결과 감사위원회 내부에서 "채용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를 제기한 건 감사위원회 소속으로 이 문제를 직접 조사했던 B 조사관이었다. 현장에서 조사를 직접 진행한 조사관이 "문제가 있다"고 보고했지만, 감사위원회는 "문제가 없다"고 결론낸 것이다. B 조사관의 보고에는 여러 내용이 포함됐는데, 이 중에는 SBS가 문제 제기한 2가지도 포함됐다.

서울시, 개방직 공무원 채용 과정서 규정 위반
시 감사위원회, '문제 제기' 조사관에게 "부서에서 나가라" 종용

취재진에게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은 감사위원회. 그런데 보도 하루 전인 지난 1일, 감사위원회는 B 조사관에게 다른 부서로 옮겨갈 것을 지시한다. '감사위원회에서 나가라'는 것이다.

'2020년 하반기 6급 이하 직원의 전보계획에 의하면 전출자의 희망기관 입력이 7월 3일부터 시작됩니다. 이에 감사위원회에서는 이번 정기인사시 인사과에 B 주무관의 전출을 요청할 예정이니 6급 이하 직원 전보계획에 맞춰 희망기관 입력 등을 하시기 바랍니다.' <B 조사관이 받은 이메일 내용 中>

취재 기자와 만난 B 조사관은 "나는 다른 부서로 옮겨갈 의사가 전혀 없다"며 "당사자 의사는 반영하지 않은 부당한 지시"라고 말했다. B 조사관은 이어 "감사위원회를 떠나야하는 이유도 설명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사과 관계자는 "감사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해당 조사관에 대한 전보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결정된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인사과 관계자는 "감사위원회가 해당 조사관에 대한 전보 요청 이유를 밝혔지만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사과에 따르면, 각 부서가 소속 직원이 원하는 희망 부서에 대한 의견을 전해오고, 해당 의견을 참고해 부서 배치를 한다. 다만 인사과 관계자는 "소속 직원이 부서 이동을 반대하는데 부서가 전출을 요청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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