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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그리드 비싼 조달 가격 여전…줄줄 새는 혈세

<앵커>

4년 전 조달청이 연성그리드라는 자재를 시중가보다 2~3배 높은 가격에 구매하고 있다는 TBC 보도 이후 자체 감사에다 검찰 조사까지 벌였는데요, TBC 취재 결과 조달청은 그동안 현장에 나가 단 한 차례도 시장 가격을 조사하지 않은 채 여전히 시중가보다 2~3배가량 높은 가격으로 자재를 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감사에 검찰 조사까지 받고 자신들이 대책을 내놓았지만 지키지 않은 겁니다.

남효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조달청이 산정한 연성그리드의 규격당 가격입니다.

인장 강도가 8T인 연성그리드는 제곱미터당 약 4천3백 원, 10T는 약 5천3백 원, 15T는 약 6천3백 원으로 취재진이 조사한 업체들의 평균 그리드 가격보다 2배 넘게 비쌉니다.

그러니까 결국 조달청이 국민 혈세로 업체들의 배만 불려주고 있는 셈인데 조달청은 취재가 시작되기 전까지 이런 사실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4년 전 그리드 가격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TBC 보도 이후에도 시장 가격 조사를 한 차례도 나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달청 관계자 : ((4년 전) 보도 나간 이후에 시장조사를 직접 나간 적이 있나요?) 해본 적이 없어요. 저희는 계약(쇼핑몰 등록)을 할 생각이 앞으로 없으니까.]

이 자재가 조달청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등록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따로 가격 조사를 나가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대신 물가정보지와 이전 가격, 업체들이 제시하는 가격들을 종합해 적정 가격을 계산해왔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물건을 파는 사람들에게 가격 결정을 맡긴 셈입니다.

시민단체는 도로공사 등으로 수요가 많고 조달청이 기초 가격을 산정해 입찰공고를 내면서도 현지 시장 가격 조사를 나가지 않은 건 직무유기라고 지적합니다.

[강금수/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 시장조사를 통해서 적정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기본 의무이지 않습니까. 근데 그걸 제대로 안 했다는 것은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이고…]

조달청은 취재진의 공식 인터뷰 요청에 서면으로 투찰 참여업체 등 그리드 업체들을 대상으로 다시 가격을 검토한 뒤 시정할 부분이 있다면 가격을 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공기관의 물자를 구매, 공급하는 조달청이 제대로 된 시장 조사도 없이 시세보다 높은 값에 적정 가격을 정하고 있는 현실,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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