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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스포츠 11편] 올림픽에서 나온 황당 지각 사태…착각할 게 따로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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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머그의 스포츠야사 토크 프로그램 '입으로 터는 별별 스포츠' 과거 스포츠에서 있었던 별의 별 희한하고 기괴했던 일들을 스포츠머그 최희진 기자와 스포츠 기자 경력 30년인 SBS 스포츠취재부 권종오 기자가 함께 소개해드립니다.

이번 순서는 역대 올림픽 행운의 금메달리스트 이야기 제2부입니다. 1972년 뮌헨올림픽 남자 육상 100m 경기에서 소련의 발레리 보르조프 선수가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하계올림픽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남자 육상 100m에서 구 소련 선수가 우승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고 지금까지도 유일무이합니다.

그런데 보르조프의 우승에는 웃지못할 비화가 숨어 있었습니다. 당시 남자 육상 100m 세계기록 보유자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미국 선수 두 명이 경기 시간을 착각하는 바람에 지각해서 탈락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던 겁니다. 에디 하트와 레이 로빈슨 두 선수는 당시 스탠 라이트 미국 육상대표팀 트랙 코치가 경기 시간이 16시 15분이었는데 6시 15분으로 착각하는 바람에 준준결승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뒤늦게 경기 시간이 16시 15분이라는 것을 알게 된 두 선수는 헐레벌떡 경기장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준준결승 경기는 끝난 뒤였습니다. 이런 황당한 해프닝은 당시 '세기의 지각 사태'로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됐습니다. 워낙 보기 드문 해프닝이다보니 당시 여러가지 설들이 난무하기도 했습니다.

유력한 우승 후보 두 명의 어이없는 탈락 덕분에 보르조프는 10초 14라는 저조한 기록으로도 어렵지 않게 우승할 수 있었습니다. 보르조프의 이 기록은 당시 세계 기록보다 0.2초나 뒤졌습니다. 보르조프는 이 대회에서 200m도 제패하며 당시 유럽 선수 최초로 올림픽 남자 육상 100m와 200m를 동시에 석권하는 대기록까지 세웠습니다. 은퇴 이후에 보르조프는 우크라이나 체육청소년부 장관과 올림픽위원회 위원장, 국회의원을 역임하는 등 관운까지 좋았고, 1994년부터 26년째 IOC 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반면, 어이없게 올림픽 금메달 도전 기회를 날려버린 에디 하트와 레이 로빈슨은 더 이상 올림픽 도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세기의 지각 사태와 어부지리 금메달 이야기를 별별스포츠에서 감상하세요.

(글·구성 : 최희진, 영상취재 : 조춘동·최준식, 편집 : 이형근, 디자인 : 장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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