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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윤석열이 아니었다면, 한동훈이 아니었다면, 추미애가 아니었다면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작성 2020.07.09 10:55 수정 2020.07.09 10:5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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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이 아니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수 있는 일들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과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을 지낸 윤석열 검찰총장(이하 직책 생략)이 아니었다면, 문재인 정부가 서울중앙지검장 인사를 청와대에서 직접 발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 현 정부 국정과제 1호인 적폐 청산을 앞장서 이행한 서울중앙지검장 윤석열이 아니었다면, 문재인 정부는 윤석열을 검찰총장에 임명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 윤석열이 아니었다면, 시간이 오래돼 규명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던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다스 수사에 착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다스 수사의 돌파구는 서울중앙지검이 아닌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됐던 특별수사팀이 마련하긴 했다.)

- 윤석열이 아니었다면, 인사권자 눈치 보기를 방지하기 위해 고검장급에서 지검장급으로 낮췄던 서울중앙지검장을 현 정부가 검찰총장으로 직행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다.

- 윤석열이 아니었다면, 지난해 하반기 검찰 간부 인사에서 대검찰청 참모진 전원을 특수통으로 배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 '윤석열 사단'이 요직을 독식한 지난해 하반기 검찰 중간 간부 인사가 아니었다면, 현재의 검찰이 소위 '구왕당파', '신왕당파', '냉소적 관전자' 등으로 쪼개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 검찰총장이 윤석열이 아니었다면, 검찰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해 8월, 조국 전 장관 일가 비리 의혹 수사에 착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 한동훈이 아니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수 있는 것들

한동훈 검사장 (사진=연합뉴스)
- 윤석열의 측근으로 조국 전 장관 관련 수사를 지휘한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하 직책 생략)이 아니었다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에 '검-언 유착 의혹'이라는 이름이 붙지는 않았을 것이다.

- 한동훈이 아니었다면, 채널A 기자 관련 사건을 처음 보도한 언론사가 현직 검사장 연루 의혹을 제기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소위 지르는 형태의 보도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고발 기사에서 '이랬을 수도 있고, 저랬을 수도 있다'는 식의 기사는 흔치 않다.

- 한동훈이 아니었다면, 의혹을 처음 보도한 언론사가 사기 전과가 있는 제보자와 함께 취재를 진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메신저가 아닌 메시지를 봐야한다는 건 옳지만, 메신저가 '사기 전과'가 있다면 그건 다른 문제다.

- 의혹의 대상에 한동훈이 포함되지 않았다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강요미수' 혐의 사건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하려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 의혹의 대상에 한동훈이 포함되지 않았다면, 윤석열이 굳이 일선 수사팀 의견과는 달리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지시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 의혹의 대상에 한동훈이 포함되지 않았다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휘하의 수사팀이 대검 지휘에 따르지 않으며 공개적으로 반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 추미애가 아니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수 있는 일들

추미애 (사진=연합뉴스)
- 당 대표를 역임한 5선 국회의원 출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하 직책 생략)이 아니었다면, 올해 1월 검찰 인사와 관련해 "검찰총장이 내 명(命)을 거역했다"는 사극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 추미애가 아니었다면, 진행 중이던 수사 책임자 등을 교체한 지난 1월 검찰 인사를 '균형 인사'라고 자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 교체에 대해 "수사 책임자를 내 친 상황에서 납득할 수 있는 수사 결과가 나오겠냐?(2013. 11. 19, 국회 대정부 질문)"고 비판한 사람은 추미애였다.

- 추미애가 아니었다면, 법무부 장관의 사상 2번째 수사 지휘권이 채널A 기자 관련 사건에 행사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상 2번째 수사지휘권 발동은 표류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에 대한 기소 지휘나 수사 대상자들이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던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사건'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 지휘였다면 더욱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 추미애가 아니었다면, 피의사실 공표를 비판하며 공소장 공개도 돌연 거부했던 법무부 장관이 채널A 기자 관련 사건과 관련해선, 수사 진행 상황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모습은 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 추미애가 아니었다면, 검찰을 외청으로 둔 법무부 장관이 검찰이 기소한 형사 피고인과 손을 맞잡는 모습은 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 추미애가 아니었다면, 행정부의 일원인 법무부 장관이 코로나19 방역을 책임지는 중대본조차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던 '신천지 압수수색 이슈'를 검찰 비판 소재로 삼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 조국(사태)이 아니었다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대부분의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조국 (사진=연합뉴스)
그런데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하나의 가정 앞에서 모두 무의미하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사태, 이하 직책 생략)이 아니었다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대부분의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 조국(사태)이 아니었다면, '민주 대 반민주' 또는 '진보 대 보수'라는 선명한 구도 속에 숨겨져 있던 일부 민주세력, 일부 진보세력의 민낯이 드러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 조국(사태)이 아니었다면, 오랫동안 같은 깃발 아래 섰던 사람들이 찢겨지고 갈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 조국(사태)이 아니었다면,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때 윤석열 수비수로 나섰던 사람들이 지금은 윤석열 저격수로 공수를 바꾸지는 않았을 것이다.

- 조국(사태)이 아니었다면, 윤석열은 여전히 "우리 총장님"으로 불렸을지도 모른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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