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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들은 바이러스가 아닙니다" 의무 격리에 거센 반발

"선원들은 바이러스가 아닙니다" 의무 격리에 거센 반발
▲ 부산 입항 러시아 선박을 검역하는 모습

정부가 오는 13일부터 국내 입항 선원을 대상으로 14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한다는 방침을 내놓자 선원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정부는 교대, 외출 등 이유로 선박에서 내리는 선원을 모두 진단 검사하고 13일부터 의무적으로 자가격리하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그동안 국내에 입항한 선박 선원은 건강 상태 신고서 제출, 발열 검사, 휴대전화에 설치한 '자가진단 앱'으로 2주간 건강 상태를 지자체에 보고만 하면 활동에 제약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감천항 러시아 선원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계기로 정부가 코로나19 진단검사 실시, 자가격리 의무화 등 항만 방역 강화 방안을 내놓은 것입니다.

이에 전국해상선원노조연맹을 비롯한 선원은 14일간 자가격리를 하는 것은 가혹한 조치라며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선원노련은 2일 성명서를 내고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선원은 예정된 승무 기간을 넘어 초과 근무하고 있다"며 "선박 자체가 격리 공간이기 때문에 추가로 격리해야 한다는 결정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러시아 선박 선원은 감염된 채 부산항에 들어왔고 마스크조차 사용하지 않았으며, 비대면 전자검역으로 선원 전원이 건강상 특이사항 없다고 거짓 신고했다"며 "검역당국의 방역망이 뚫린 것인데 애꿎은 국내 선원에게 엄격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일부 선원은 자가격리 기간을 유급휴가에서 소진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크게 반발했습니다.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선원들은 바이러스가 아닙니다.

무조건 14일 자가격리가 아닌 합리적인 조치를 바랍니다'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고 오늘(6일) 기준 8천600여 명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청원인은 "코로나 대응 지침 상 연차 휴가 강제 소진이 불가하다고 나와 있지만 선원은 해당 사항 없다"며 "선상에서 휴일 없이 일하고 그에 따른 보상으로 받는 휴가를 자가격리로 보내야 한다면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선자에 대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음성 판정 시 능동 감시로 전환하는 방법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렇지만 선박 내 집단감염이 자칫 지역사회로 퍼질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의 이번 조치에 동조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을뿐더러 무증상 감염자도 존재하기 때문에 선원이라는 이유로 자가격리에 예외를 둬서는 안 된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부산은 항만도시 특성상 매주 외국에서 입국하는 선원, 승무원이 1천 명으로 다른 도시에 비해 많기 때문에 이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검역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합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진단검사, 자가격리 실시 이외에도 검사를 수행하는 검역소를 기존 3곳에서 11곳으로 늘리고, 검역 관리지역을 전 세계로 확대해 승선 검역을 진행하는 등 항만 방역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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