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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故 최숙현 동료 "입막음이라 느꼈다"…녹취록 공개

[단독] 故 최숙현 동료 "입막음이라 느꼈다"…녹취록 공개

故 최숙현 장례식장에서 피해자 면담…촬영까지 진행

정윤식 기자 jys@sbs.co.kr

작성 2020.07.05 20:15 수정 2020.07.05 22:2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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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 취재팀이 고 최숙현 선수 사건 계속 뒤를 쫓고 있는데, 오늘(5일) 뉴스 단독으로 확인한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일이 터진 뒤에 철인3종 협회의 고위 책임자가 앞뒤 사정을 알고 있는 최 선수의 동료 선수들한테 건 전화 녹취입니다. 이 사건을 진화, 그러니까 덮는 것도 용기라면서 피해 사실을 더 말하지 말라는 식의 얘기를 합니다. 법은 법이고 우리 문제는 우리가 처리한다는 식의 말까지 더했습니다.

최숙현 선수가 직접적인 폭력과 폭언뿐만아니라, 그 뒤에 이런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더 힘들지 않았을까 곱씹어보게됩니다.

먼저 정윤식 기자입니다.

<기자>

고 최숙현 선수의 장례식이 진행되던 지난달 26일.

대한철인3종협회는 자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같은 날 협회 관계자 A 씨는 최 선수 동료 선수 B 씨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대한철인 3종협회 관계자 A 씨 : 과거에 폭력을 선배나 지도자들한테 당한 경험이 있으면 저희가 좀 듣고 싶어가지고…]

역시 같은 날 또 다른 동료 선수 C 씨에도 전화를 걸었고 이런 말을 건넸습니다.

[대한철인 3종협회 관계자 A씨 : 3명 있다고 (처벌을) 덜 해주고 그런 건 아니거든. 5명의 피해자가 있다, 6명이 있다, 큰 차이는 없어. 형을 받는 데는. 무슨 이야긴지 알지?]

전화를 받은 선수 C 씨가 혹시 피해를 당한 게 있더라도 굳이 피해 사실을 밝힐 필요가 없다는 투로 설득하는 걸로 해석됩니다.

이어 협회 관계자 A 씨는 이런 말을 덧붙입니다.

[대한철인 3종협회 관계자 A씨 : 법정에 가는 것도 되게 용기되는 일인 거고 이게 진화하는 것도 되게 용기되는 거잖아. 우리는 이것만 해도 고맙다고 생각해. 법은 법의 문제고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할 테니까.]

'진화하는 것도 용기가 된다'는 무슨 뜻일까?

SBS 취재진이 협회 관계자 A 씨에게 '진화, 즉 사건이 정리되는 것도 용기라고 말한 건지'를 묻자 A 씨는 "진술하는 게 용기라는 얘기였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전화를 받은 선수 C 씨는 "입막음을 강요당했다고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C 씨/故 최숙현 선수 동료 : 그 사람들이 큰 벌을 받지는 못할 거다. 될 수 있으면 어디 가서 얘기하지 말고 그냥 '숙현이만 불쌍하게 됐지'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협회 측이 최 선수의 장례식장에서 선수들과 면담을 진행하면서 이 과정을 모두 촬영한 것도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전용기/더불어민주당 의원 : 애도를 표하는 장례식장 안에서 동료 선수들을 영상 장비까지 동원해서 인터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위입니다.]

이런 지적들에 대해 협회 관계자 A 씨는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면담 내용을 발설하지 말도록 했을 뿐 사건 축소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장례식장 영상 녹화에 대해서는 녹화를 해두면 선수들이 피해 사실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말하지 않아도 되니 그렇게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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