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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지고 떠나겠다"던 감독…이제와 "난 안 때렸다"

폭행 부인한 감독 말만 믿고 조사 안 한 협회

김정우 기자 fact8@sbs.co.kr

작성 2020.07.03 21:02 수정 2020.07.03 22:0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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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폭행과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고 최숙현 선수 관련 소식 이어갑니다. 가해자 중의 한 명으로 지목된 경주시청 감독이 고소를 당할 때쯤인 지난 2월 책임지고 떠나겠다는 사죄의 메시지를 보냈던 것이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도 감독직을 유지했고, 계속 폭행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김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월, 경주시청팀 감독은 최숙현 씨의 아버지에게 한 통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으며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최숙현 씨 관련 문제를 잘 마무리 짓고 떠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죄송하다,책임지고 떠나겠다 감독의 메시지
갑자기 이런 메시지를 보낸 것은 최 씨가 "수년째 팀 내에서 폭행을 당했다"면서 감독과 팀 닥터, 선배 선수를 상대로 법적 절차를 밟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같은 시기 최 씨의 폭행 신고를 접수한 철인3종협회가 사건 조사에 나서자 감독은 거짓으로 일관했습니다.

[이양수/미래통합당 의원 : (대한철인3종)협회의 부장이 경주시청 감독에게 전화해서 '어떻게 된 거냐'라고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감독은) '아무 일 없다. 그런(폭행) 사실이 없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협회는 폭행을 부인하는 감독의 말만 믿고 추가 조사에 나서지 않았고, 감독은 최 씨의 사망 전까지 계속 자리를 유지했습니다.

감독은 어제(2일) 열린 경주시체육회 인사위에 출석해 "최 씨를 때리지 않았고 팀 닥터의 폭행을 오히려 말렸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뉴질랜드 전지훈련장에서 녹음된 파일에는 감독이 팀 닥터의 무자비한 선수 폭행을 최소한 방치했던 정황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팀 닥터 : 너 이리 와. 이빨 깨물어. 이빨 깨물어. (짝짝짝)]

[감독 : 얘는 뭐 맞을 수 있는, 선배니까 어쩔 수 없는 거고. 얘네들은 맞아도 되는데.]

[팀 닥터 : 처음부터 경고였으니까 너 제대로 맞아. 이유 없어.]

[감독 : 바보 같은 짓을 한 거지.]

해당 감독은 고 최숙현 선수의 장례식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유족에게 어떤 연락이나 사과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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