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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보름 조사했지만 '정체불명'…日 상공 날아간 '괴비행체'

[월드리포트] 보름 조사했지만 '정체불명'…日 상공 날아간 '괴비행체'

미야기(宮城)현, 보름 만에 조사 결과 밝혔지만…

유성재 기자 venia@sbs.co.kr

작성 2020.07.04 09:39 수정 2020.07.04 11:3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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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월드리포트] 보름 조사했지만 정체불명…日 상공 날아간 괴비행체
지난 6월 17일 아침, 일본 동북부 태평양 연안의 미야기(宮城)현에는 맑은 초여름의 깨끗한 하늘이 펼쳐졌습니다. 새벽 4시 32분의 최저기온은 섭씨 17.7도였지만 해가 뜨면서 서서히 기온이 상승했고, 습도는 떨어져 오전 8시경 바깥에 나갈 때는 가벼운 반팔 차림 정도면 쾌적한 느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북서쪽 산지인 야마가타(山形) 현에서 서쪽 태평양 방향으로 바람이 불어 내려왔는데, 오전 8시를 전후해서는 초당 9.7m 이상으로 강한 편이었습니다.

구름도 거의 없는 맑은 아침 오전 8시 20분쯤, 미야기현 센다이(仙台) 위기관리실에 "정체불명의 비행체가 있다"며 정체를 조회하는 요청이 접수됐습니다. 하얀 구체 형상의 풍선이 센다이 시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풍선은 바람을 타고 동쪽에서 서쪽으로, 즉 태평양 쪽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었는데, 일부 제보에는 하얀 풍선 아래 십자(十字) 모양의 구조물이 매달려 있고, 그 구조물에는 2기로 관측되는 프로펠러가 돌아가고 있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있었습니다.

잠시 뒤에 트위터 등 SNS에도 센다이 상공의 '괴비행체'에 대한 투고가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지역 방송국에도 제보가 잇따랐습니다. 방송국에 출근한 카메라 기자들은 서둘러 바깥으로 나가 하늘로 카메라를 향했습니다. 맑은 하늘에 하얀 풍선. 추정 고도는 3000m 정도로 꽤 높았지만 날씨가 워낙 좋아 어렵지 않게 '괴비행체'를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괴비행체'는 미야기현 센다이 뿐만 아니라 인근 야마가타현과 후쿠시마(福島)현에서까지 목격 정보가 나왔습니다. SNS에서는 목격자들의 촬영한 영상과 사진이 계속 올라왔고, 언론사에도 제보가 빗발치면서 현지 기자들의 취재도 시작됐습니다. 관공서로 목격 문의가 몰리자 미야기 현청 측도 비행체와 관계가 있을 만한 곳에 사정을 설명하고 정체 파악에 나섰습니다.

비행체는 하얀 풍선과 이 풍선에 매달린 '구조물' 형태인데, 가장 손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은 기상청에서 상공 기상 관측에 사용하는 측정 장치였습니다. 그러나 센다이 관구(管區, 관할 구역) 기상대에서는 '모르겠다'는 답이 나왔습니다. 육상자위대, 제2관구 해상보안본부, 미야기현 경찰도 같은 대답이었습니다. 일본 정부 국토교통성 소속의 센다이 공항사무소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반응이었습니다. 혹시 몰라 이 지역의 가장 큰 대학인 도후쿠(東北) 대학에도 문의했지만 여기서도 관련이 없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미야기 현청과 지역 기자들, 그리고 SNS로 소식을 듣고 뛰어나온 주민들의 뜨거운(?) 시선을 받으면서 비행체는 바람을 타고 천천히 서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성능 좋은 카메라로 당겨 보니 풍선에 매달린 구조물의 프로펠러는 급하다는 기색도 없이 일정 속도로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프로펠러의 회전 속도에 크게 변화가 없고, 진행 방향도 눈에 띄게 바꾸지 않는 것으로 볼 때, 이대로라면 서서히 미야기현 해안을 거쳐 태평양으로 빠져 나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비행체를 띄운 주체가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 지상 혹은 해상, 혹시라도 우주에서 이 비행체를 원격 조정하는지 여부는 여전히 미궁 속이었습니다.

말씀드린대로 '생김새' 상 기상관측장치와 가장 유사해 보였기 때문에 관계자들의 문의는 도쿄의 기상청 본부로까지 향했습니다. 기상청은 기자회견을 열고 "기상청이 사용하는 기상관측 장비와는 모양이 다르다. 미야기 현 상공의 비행물체와 기상청은 관계가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최초 발견부터 몇 시간이 지나지 않은, 나름 '빠른' 대응이었지만, 의문 해소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궁금증은 더욱 커져만 갔습니다. 지상으로부터 3000m, 상당히 높은 곳에 있었기 때문에 지상에서 아무리 당겨 찍어도 비행체가 무엇을 하는지는 좀처럼 알아낼 수 없었습니다. 기상청의 관측장비라면 상공의 공기를 포집하거나 온도를 측정하는 기능을 수행했을텐데 기상청은 '우리와 관계없다'고 선을 그어버린 상황. '대체 저 비행체는 하필 센다이 상공에서 무엇을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또 걱정이 주민들의 마음 속에 자라났습니다. 지상을 촬영하는 외국의 정찰 목적 비행체다, 주일미군이 일본 측에 아무 허락도 받지 않고 띄운 것 같다, 혹시 북한 소행 아닐까, 답을 얻을 수 없는 의문만 퍼져갈 뿐이었습니다.

의문은 무엇 하나 끝내 해결되지 않았고, 결국 정체불명의 비행체는 유유자적(?) 북서풍을 타고 태평양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오후 3시 40분쯤, 하늘에 구름이 끼면서 센다이보다 더 동쪽 해안가에 가까운 미야기현 이시노마키(石卷) 합동 청사에서도 비행체를 더 이상 관찰할 수 없게 됐습니다. 미야기 현은 당시의 풍속, 풍향과 이동 속도를 감안해 볼 때, 비행체가 오후 5시 쯤 미야기현의 관할 권역(해상 포함)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하고 대응-관계기관에 문의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을 종료했습니다.

이상의 내용은 오늘 미야기 현이 정리한 문서를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이 문서에는 비행체가 목격된 6월 17일 이후 미야기현이 관계 기관 등에 조회와 협조 요청 등을 통해 경위를 조사한 결과가 담겨 있습니다. 미야기 현은 결국 '비행체의 소유자와 목적'에 대해 '불명(不明)'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지자체에는 고고도(高高度)를 비행하는 물체를 추적할 수 있는 기재가 없어, 현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1984년부터 1992년까지 육상자위대에서 간부로 근무했고, 헬리콥터 조종사가 되어 도후쿠방면 항공대(센다이 기지)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는 무라이 요시히로 미야기현 지사는 6월 말 기자회견에서 "정체불명의 비행체는 항공법 위반 소지가 있다. 아무런 피해가 없었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성질의 일이 아니다"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습니다. 이번 일은 누구 소행인지 알 수 없지만,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난다면 정부에 '강력 대응'을 요청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한가득 의문을 남긴 '괴비행체'의 출현 이후 보름이 지난 뒤, 미야기현이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정리했다는 보도에 일본 인터넷은 다시 들끓었습니다. '야후 재팬'의 관련 기사 댓글에는 수천 개의 댓글이 빗발쳤습니다. 관공서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정체를 파악할 수 없었다는 결론을 내린 것에 대해 일본의 네티즌들은 강한 불만을 표현했습니다. '미야기현이 즉시 방위성이든 자위대든 '조사 비행'을 요청했어야 한다', '만약 거기에 (외국의) 화학무기라도 탑재돼 지상에 뿌렸으면 그냥 당하는 것 아니냐', '비행물체를 추적할 능력이 없다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주로 비판 일색입니다. '정부는 비행체의 정체를 파악하고 있지만, 일반에 공표할 수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그 비밀은 뭘까?'.. '음모론' 또는 '도시전설'의 역사가 나름 뿌리깊은 일본의 네티즌들답게 추정도 백가쟁명(百家爭鳴)이지만, 국가든 단체든 조직이든, 누군가 속 시원히 경위를 밝히지 않는 이상 이번 '괴비행체 소동'도 끝내 풀리지 않은 의문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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