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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지대 선 체육 꿈나무들…"맞아도 호소할 데 없다"

<앵커>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성적 향상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운동을 가르치기 위한 거라면서 선수들에게 손을 대고 또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 상처받은 선수가 도와달라며 호소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입니다.

김정우 기자가 대한민국의 체육계 현실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20명으로 구성된 서울의 한 유소년야구단.

지난겨울 이후 절반 가까운 9명의 선수가 대거 팀을 떠났습니다.

감독의 지속적인 욕설과 폭행 때문입니다.

[피해 유소년 학부모 : 허벅지 밑에 (또는) 엉덩이를 때린다거나. 욕을 하고. '엄마한테 이르는 XXX XX' 이런 말도 서슴없이 하고요.]

감독은 폭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심하지는 않았다고 항변합니다.

[윤 모 감독/A 유소년야구단 : 고학년 전부 한 대씩 맞은 것은 사실이고. 장난도 치고 그러는 과정에서 세게 때린 것도 아니고요. 하다 보면 욕설이 나올 수도 있어요. 그런 걸 제가 참고했어야 하는데.]

이 야구단은 부족한 선수를 충원해 지금도 정상 운영 중입니다.

참다못한 학부모들이 또 다른 피해자를 막기 위해 나섰지만, 신고를 받아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문체부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로, 국가인권회에서는 대한체육회로 떠넘겼습니다.

[피해 유소년 학부모 : 그쪽(인권위)으로 다시 민원을 넣어라. 그래서 저는 '복사, 붙여 넣기'를 해서 또 민원을 넣었고요. 제가 또 (대한체육회에도) 넣었어요.]

피해자들이 정식 등록 선수가 아닌 소규모 사설클럽 소속이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 : 등록돼 있나 확인을 해봤더니 일단 나오진 않아요. 등록이 안 돼 있으면, 국가인권위나 아니면 일반 경찰 조사로 가셔야 되거든요.]

학부모들은 경찰서까지 가고 싶지는 않다며 신고를 포기한 상태입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는 초등학교 선수 5명 중 1명이 언어폭력을 경험했고, 10%는 신체적 폭력을 당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체육계 폭행 파문

그런데 이 통계에도 들지 못하는 많은 유소년 꿈나무들은 체육계에서는 보호받지 못하는 폭력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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