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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종 · 묵인이 부른 폭력 '도돌이표'…체육계 병폐, 왜?

<앵커>

이런 체육계 폭력 문제가 터진 것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당국은 그때마다 급하게 처방을 내놨지만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체육계 폭력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유가 뭔지, 권종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1월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쇼트트랙 조재범 코치 성폭행 의혹 사건이 알려졌을 때 대한체육회장은 이렇게 다짐했습니다.

[이기흥/대한체육회장 (지난해 1월) : 지도자들이 선수들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며 이를 무기로 부당한 행위를 자행하는 것을 뿌리 뽑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말뿐이었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는 체육회장의 폭력 근절 다짐 이후에도 여전히 가혹행위에 시달렸고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폭력이 근절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성적 지상주의와 복종 문화입니다.

스포츠계에서 헌법처럼 통하는 국가대표 훈련 지침을 보면 선수는 지도자의 지시와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인권 유린에 대한 체육계의 늑장 행정과 제 식구 감싸기도 문제입니다.

[이용/미래통합당 의원 :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에 폭행·폭언에 대해 신고를 하고 조사를 독촉했지만, 하염없이 시간만 끌었고 경북체육회는 오히려 고 최숙현 선수 부친에게 합의를 종용하고 사건을 무마시키려고만 했습니다.]

경상북도 체육회,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

대한체육회는 지난 6년 동안 선수 인권 담당자를 무려 7차례나 교체해 전문성과 책임감을 스스로 떨어뜨렸습니다.

피해 선수를 보호할 제도적 장치도 부족합니다.

조재범 코치 사건 이후 진천선수촌에 인권 상담센터가 설치됐지만, 현역 국가대표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 체육회 산하 스포츠 인권센터는 서울 한 곳에만 있어 먼 지역에서 피해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인권센터는 고 최숙현 선수와 극단적 선택 하루 전까지 전화 상담을 하고도 안타까운 죽음을 막지 못해 적극적인 대처가 부족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습니다.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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