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해변 널린 플라스틱…"포장재 바꾼다" 말뿐인 대기업

'플라스틱의 불편한 진실' 연속 보도

<앵커>

저희는 어제(29일)부터 '플라스틱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연속 보도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환경단체와 함께 해변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분석한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주로 대형 회사 제품들이 많았는데 그 회사들은 재활용하기 쉬운 소재로 바꾸겠다고 이미 정부와 약속을 하고도 잘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이 내용을 심영구 기자, 손승욱 기자가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심영구 기자>

인천 용유도 바닷가, 환경단체와 시민들이 해안 쓰레기를 수거했습니다.

빈 페트병부터, 신다 버린 신발, 일회용 종이컵 등 온갖 쓰레기가 쏟아집니다.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수북하게 쌓였습니다.

[김은정/환경단체 회원(소셜벤처 대표) : 늘 올 때마다 (쓰레기가) 더 많이 늘어나고 있어요, 지금. 저희가 힘들 때 (수거를) 멈추는 거지 쓰레기가 없어서 멈추진 않아요.]

2천여 시민단체가 51개국 해변에 어떤 회사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은지 순위를 매기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코카콜라, 네슬레, 펩시콜라 순서였습니다.

시민단체들은 대책을 촉구했고 해당 기업들은 플라스틱을 줄이는 데 동참하겠다며 엄청난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해변에는 어느 회사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을까.

롯데와 코카콜라, 해태 순이었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 가장 많이 배출한 기업순

그런데 이 회사들을 포함해 플라스틱 포장을 많이 쓰는 회사 19곳은 이미 2018년 4월, 환경부와 협약을 맺었습니다.

올해까지 재활용이 쉬운 포장재로 바꾼다는 약속이었습니다.

문제는 실천입니다.

SBS 이슈취재팀이 물었더니 "개선 중"이라고 답한 기업은 16곳, 84%나 되지만, 실제 이행률은 절반 정도에 그쳤습니다.

주로 비용 때문이고 대체재를 찾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 (기업이) 자기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지금 투자를 해야 할 시기예요. 한 푼, 몇 푼 아끼려고 주저하다가 경쟁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거죠.]

정부는 지난해 말 재활용이 어려울수록 분담금을 더 많이 부과하는 정책을 시행했지만, 다국적 기업들처럼 소비자들이 느낄 정도로 플라스틱을 줄이려고 애쓰는 대기업은 여전히 눈에 띄지 않습니다.

---

<손승욱 기자>

요즘에는 삼겹살도 구워서 갖다주고 김치찌개, 곱창전골 같은 국물 음식도 가져다줍니다.

배달이 늘수록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는 더 소비되는데, 문제는 마땅한 대체품이 없다는 것입니다.

[김이서/그린피스 캠페이너 :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완벽한 제품이 물론 나오지 않은 상태죠. 먼저 문제를 직시하고 작은 것부터 실천해 나가면서 그 방향성을 찾는 거죠.]

이 커피숍 앞에는 텀블러 반납 통이 있습니다.

일회 용기 대신 기증받은 텀블러에 커피를 주기 때문입니다.

[정다운/보틀팩토리 대표 : (불편해하시는 분도 있지 않나요?) 지금까지는 없었어요, 없었고. 테이크 아웃할 때 일회용품을 안 쓰니까 텀블러를 가져오시는 걸로 바뀐 분들도 많으시고.]

이 가게는 쌀이나 잡곡을 사가려면 그릇을 가져와야 합니다.

[송경호/더 피커 대표 : 초반에 불편함, 익숙하지 않은 것들, 이런 것들에 제법 빠르게 익숙해지고 단골로 전환되신 분들이거든요.]

플라스틱 물병의 비닐 라벨을 제거한 회사가 있습니다.

[임승석/롯데칠성 생수전략팀장 : 페트병을 버릴 때 라벨을 따로 분리해서 분리수거를 해야 하잖아요. 바로 분리수거를 할 수 있게끔.]

포장 김 속의 작은 플라스틱 트레이를 없앤 곳이 있습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효과는 컸습니다.

[하용만/아이쿱생협 홍보기획팀장 : 한 13톤 정도의 플라스틱을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김이서/그린피스 캠페이너 :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을 하기 시작해서 하나씩 줄여나간다면 해결책들이 나올 수 있는 거거든요.]

정부 허가를 받은 생분해 플라스틱이 이미 13종이나 되고 친환경 소재가 계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3배에서 5배나 되는 비용입니다.

[유영선/가톨릭대 생명공학부 교수 : 정부, 기업, 소비자 어느 한쪽에만 부담하라고 하면 부담이 될 겁니다. 이 사회적 비용들을 십시일반으로 나누려는 마음을 가지는 게.]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일, 코로나 19가 정부와 업체, 시민 모두에게 남긴 새 숙제입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김태훈·양현철, 영상편집 : 전민규, CG : 홍성용·최재영·이예정, VJ : 정영삼·정한욱·김초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