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부장님은 몰라요'…직장인 패션이 달라졌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20.06.29 09:46 수정 2020.06.29 15:4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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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월요일 친절한 경제 역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코로나19가 우리 일상을 바꿔놓은 지 이제 딱 6개월이 지났는데요, 사람들이 택배로 뭘 사들이는지에서도 그런 변화가 눈에 확 띈다고요.

<기자>

네. 요새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많이 시키는 택배, 또는 반대로 더 이상 주문하지 않는 물품들을 통해서 한눈에 짐작해 볼 수 있는 재밌는 보고서가 하나 나왔습니다.

CJ대한통운이 지난 3월과 4월 두 달 동안 자사가 택배로 전달했던 물품들의 변화를 집계해 봤는데요, 특히 재택근무가 늘면서 생긴 것으로 분석되는 흥미로운 변화가 눈에 띄었습니다.

재택근무할 때 어떻게 하고 있죠? 위에만 사실 단정하게 입고 있으면 되지 사실 바지는 잠옷 바지만 입고 있어도 컴퓨터 저편의 부장님은 모르죠. 단정한 상의를 주문해서 택배로 시키는 경우는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서도 크게 늘었습니다. 외출이 아무래도 줄어들었던 시기인데도 말이죠.

블라우스랑 와이셔츠는 작년보다 무려 158%나 늘었고요, 재킷도 53% 늘었습니다. 그리고 잠옷 라운지웨어 트레이닝복 택배물량도 함께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한 벌 정장 판매는 30% 넘게 줄었습니다. 정장 바지는 필요 없었던 거죠.

화상 회의한다, 상사에게 보고하는 시간이다, 집이지만 위에는 새로 산 단정한 블라우스나 와이셔츠 입고 보이지 않는 아래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재택근무하는 직장인들 모습이 좀 절로 그려지는 추이입니다.

화장품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공들여 화장해봤자 얼굴 절반 이상을 가리는 마스크에 다 감춰지잖아요, 얼굴 전체에 바르는 파운데이션류의 제품들은 판매가 좀 줄어든 반면에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잘 보이는 눈 화장용품들은 대체로 작년보다 더 잘 팔렸습니다.

<앵커>

보이는 데만 잘 꾸미더라 뭐 이런 얘기인 거죠. 말씀하신 재택근무 여파도 있을 거고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다 보니까 집에서 취미생활 즐기시는 분들도 꽤 있더라고요?

<기자>

네. 이 보고서를 보면서 저도 '이건 정말 내 얘긴데'라고 생각했던 품목이 저도 하나 있었습니다. 최근에 집에 화분을 좀 들여놓고요, 집에 오래 있으니까 안 잊어버리고 시간 맞춰서 물도 잘 주고 있거든요, 원예용품의 인기가 크게 늘었습니다.

밖에 나가서 자연을 만끽하는 데는 제약이 있고 답답하다 보니까 식물을 가꾸는 분들이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씨앗, 화분, 비료 같은 물품들을 택배로 시키는 물량이 보시는 것처럼 올봄에 급증했습니다.

비슷하게 관상어 용품 있죠. 어항이나 비료를 시키는 사람들, 또 뜨개질 용품을 주문하는 경우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집에서 진득하게 뭔가를 정성스럽게 키우거나, 만들거나 이런 취미는 이른바 힐링도 된다고 얘기하잖아요, 코로나에 지친 분들이 이런 여가활동을 통해서 마음을 좀 달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밖에도 집에서 혼자 놀거나 혼자 운동할 때 쓰는 용품들 인기가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러닝머신, 요가용품, 줄넘기 또 콘솔 게임기나 블록 장난감 같은 홈 엔터테인먼트 용품들, 집에서 보내는 이 긴 시간들을 어떻게 알차게, 또는 재미있게 쓸까 고민하다가 클릭했을 법한 물건들이죠.

반대로 나가서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을 피할 수 없는 활동에 쓰는 물건들 대표적으로 수영용품은 작년 같은 기간, 작년 3, 4월에 팔린 것보다 무려 77%나 감소했고요, 비치웨어, 여권케이스도 비슷한 폭으로 줄었습니다. 전에 비하면 택배물량 중에서 사라졌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급감했습니다.

<앵커>

그래도 아예 밖으로 안 나갈 수는 없을 거고요. 밖에 나갈 때 남들과 접촉하지 않고 활동하는 데 필요한 물건들도 인기죠?

<기자>

네.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서 무려 329%나 택배물량이 치솟은 품목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른바 '차박용 매트'입니다.

'차박'이 뭐냐, 요새 워낙 인기가 많아서 이제 이 유행어의 뜻을 아는 분들도 많을 것 같기는 한데요, 차 안에서 숙박한다. 차에서 잔다는 얘기입니다.

가족들끼리 어디 바람이라도 쐬러 가고 싶다. 이동은 일단 승용차로 하면 거리두기가 되는데 하룻밤이라도 자고 오고 싶을 때 숙박시설은 꺼려진다는 분들이 많았죠.

그런 분들이 차에서 자자, 차에서 조금이라도 더 편히 잘 수 있도록 차 안에 깔 수 있게 나오는 수면용 매트를 구매한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고 어떻게든 좀 나들이를 해보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택배물량에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캠핑용품, 내비게이션, 트렁크 정리함 같은 품목들도 판매가 크게 늘었습니다. 가까운 거리를 혼자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탈것들도 인기가 올랐습니다.

대표적으로 킥보드 택배물량이 작년 3, 4월보다 120% 늘었고요, 오토바이 용품이나 자전거 용품도 택배로 많이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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