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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 모르는 소년은 해맑았다…6·25 피란 행렬 컬러사진 공개

피란길을 나선 소년의 미소 (사진=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 연합뉴스)
머리에는 보따리를, 등에는 어린 자녀를 짊어진 여인의 모습에서 당시 고된 행군을 떠난 피란민들의 삶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힘든 기색이 역력한 부모와 달리 피란길을 따라나선 어린 소년 표정은 해맑습니다.

70년이 다 된 낡은 컬러 슬라이드 필름 속 남아있는 전쟁을 아픔을 겪는 피란민 모습입니다.

6·25전쟁 발발 70주년인 오늘(25일) 공개된 이 사진은 김한근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소장이 미국 한 경매사이트에서 구한 컬러 슬라이드 필름을 스캐닝한 파일입니다.

미군이 1951년 경북 북부지방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피란민을 촬영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언론에는 최초로 공개되는 사진입니다.
1951년 2월께 피란민 가족이 어느 농가에서 쉬고 있는 모습
6·25 당시 사진 중 피란민의 생활상이 기록된 사진은 많이 남아있지 않은데 특히 이를 컬러사진으로 기록한 것은 더욱 희귀하다는 평가입니다.

당시 흑백사진이 주를 이뤘던 대한민국에서 컬러 슬라이드 필름을 사용한 것은 종군기자와 미군이었습니다.
1951년 2월경 도로변 진지 앞에 세워진 미군 지프 차량 옆을 지나는 피란민 가족
공개된 사진 중에는 미군 지프 차량 옆을 지나는 피란민 가족사진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부부로 추정되는 남녀는 큰 보따리를 등에 짊어지고 피란길에 올랐고, 자녀로 추정되는 어린아이는 은색 양동이를 손에 들고 부모의 짐을 덜어주고 있습니다.

줄지은 피란민이 논밭을 가로지를 장면도 보입니다.

한 여인이 아이는 등에 업고 보따리를 머리에 올린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1951년 2월쯤 경북 북부지방 한 논밭을 지나는 피란민 가족
배낭까지 완전 군장한 군인이 피란민들을 검문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1951년 3월쯤 군 야전 캠프가 있는 산간마을을 지나는 피란민 행렬
구불구불 산길을 지나 뭔가 작업 중인 군인들 옆을 지나는 피란민 모습도 눈에 띕니다.
1951년 3월 초 어느 산간마을에서 공사하는 군인들 사이로 지나가는 피란민 행렬
1951년 3월 초 어느 산간마을에서 공사하는 군인들 사이로 지나가는 피란민 행렬
보따리 몇 개가 포개져 사람보다 큰 지게를 짊어진 피란민 모습에서 당시 피란길이 얼마나 고되었을지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진들을 미군이 찍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장의 사진도 있습니다.
1951년 어느 농가에서 가족들과 미군들의 기념촬영
피란길을 떠난 아이들이 미군과 함께 한 농가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입니다.

미군이 피란민이 짊어졌던 것으로 추정되는 지게를 메고 여유 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신기한 듯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해맑은 어린이와 달리 부모로 추정되는 어른은 카메라 앞에서 잔뜩 긴장하고 있습니다.

피란을 가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중 꽃을 꺾어 들고 있는 아이들 모습도 보입니다.
1951년 피란 도중 어느 농가에서 쉬고 있는 아이들
고된 피란생활중에서도 어느 마을 집 앞에서 성경을 읽는 사람들의 모습이 슬라이드 필름에 담겼습니다.
1951년 피란길 도중 마을 집 앞에서 성경책 읽는 사람들
김한근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소장은 "피란수도 부산의 모습을 찾아보기 위해 6·25 당시 찍어둔 사진을 검색하다 피란민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사진을 발견했다"며 "피란민 행렬이 컬러 사진으로 공개된 것은 드문데 특히 피란 중 예배를 보는 모습 등은 당시 피란민들의 삶이 기록된 소중한 사진"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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