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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평생 빨갱이 자식 오명" 70년 한이 남긴 과제

정혜경 기자 choice@sbs.co.kr

작성 2020.06.24 20:54 수정 2020.06.24 22:1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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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25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에 관한 연속 보도, 오늘(26일)은 희생자들에 대한 배상과 보상 문제를 얘기해 봅니다. 저희가 전해 드리고 있는 보도연맹 사건의 경우 배상, 보상을 위한 특별법이 없어서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각자 소송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먼저 정혜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2009년 진실화해위원회로부터 보도연맹 사건 희생자로 인정된 고 김가주 씨.

석 달 전 세상을 뜬 김 씨의 아들에 이어 손자까지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을 또 준비하고 있습니다.

보도연맹 사건, 민간인 희생자 소송 청구 기각
5년 전 부친이 낸 소송에서 대법원은 "희생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3년 안에 청구 소송을 하지 않았다"며 민법상 시효 만료를 이유로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대법원이 울산 보도연맹 희생자들에 대한 소송에서 시효 만료에 관한 판례를 바꾸자 김 씨는 다시 소송에 나섰습니다.

[김민규/민간인 희생자 유족 : (아버지께서는) 평생을 빨갱이 자식이라는 그런 오명을 쓰고 살아오셨는데. 민법에서 정한 시효 소멸 기준만 적용하는 건 이치에 안 맞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SBS가 입수한 6·25 전후 인정된 민간인 희생자들의 손해배상 청구 통계에 따르면 전체 1만 6천572명 가운데 6천591명의 유족만 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이 가운데 926명에 대해서는 기각 결정이 내려졌는데 상당수 이유가 '증거 부족' 또는 '시효 소멸'이었습니다.

또 청구가 받아들여진 5천665명에 대한 배상금 액수도 법원에 따라 달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국가가 유족에게 형사 배상금 일부를 돌려 달라는 '부당이득 환수 소송'을 낸 경우도 있었고, 민간인 희생자로서는 처음으로 재심 무죄 판결을 받은 한 유족의 자택에는 가압류 처분까지 내려졌습니다.

[전숙자/민간인 희생자 유족 : 70년 동안 박해잖아요. 두 살 먹고 아버지 돌아가시고 73살 먹도록 이게 뭐냐고요. 대법원에 (재판이) 2017년에 들어갔는데 여전히 묵인하는 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국가 폭력에 대한 형평성 있는 배상 기준 마련, 새로 출범할 2기 진실화해위원회가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입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원형희, VJ : 정한욱, CG : 홍성용·최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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