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법원 "수사 의뢰는 수사 개시로 볼 수 없어…직위 해제 위법"

법원 "수사 의뢰는 수사 개시로 볼 수 없어…직위 해제 위법"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전직 국립재난안전연구원장이 직위해제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했습니다.

법원은 경찰에 수사 의뢰됐다는 이유만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수사 의뢰를 근거로 한 직위해제 조치는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는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전 원장 A씨가 행정안전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직위해제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국무조정실로부터 A씨가 뇌물을 수수한 비위 혐의가 있다는 통보를 받아 2018년 9월 3일 울산지방경찰청에 수사 의뢰하고 이튿날 A씨를 원장 직위에서 해제했습니다.

그러자 A씨는 직위해제 처분 당시 국가공무원법상 직위해제 요건인 '감사원이나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조사나 수사 중인 자'에 해당하지 않았다며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경찰이 행안부에 보낸 통지서에 기재한 수사 개시 시점은 2018년 9월 6일로 직위해제 조치를 한 시점인 9월 4일보다 이틀 늦습니다.

재판부는 "수사 의뢰만으로 A씨에 대한 수사가 개시된 것이 아니라 수사 개시 통보서에 기재된 수사 개시 일자에 비로소 수사가 개시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직위 해제 처분은 위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수사는 고소·고발에 의한 경우 고소·고발장이 수사기관에 접수되는 즉시 개시되지만, 그 외의 경우에는 단서의 종류에 따라 수사 개시 시점이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A씨 사건처럼 소속 기관장이 소속 공무원의 비위를 적발하고 수사를 의뢰하는 경우 수사의뢰 자체로 수사가 개시되는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이 내부적으로 범죄 인지와 비슷한 절차를 거친 때 수사가 개시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A씨는 2015년부터 2018년 7월까지 직무 관련 업체들로부터 모두 26차례에 걸쳐 7천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