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확성기 심리전' 효과 못 봐도 재설치…정부는 고민 중

<앵커>

북한의 대남 확성기는 스피커 여러 개를 쌓아놓은 구조입니다. 그런데 이게 낡은 데다가 출력이 약해서 밤에 조용할 때 최대한 3km 정도 떨어진 곳까지 전달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반면 우리 군이 보유한 확성기는 낮에는 10km, 밤에는 한 24km 거리에서도 그 방송이 들릴 정도입니다. 이런 성능 차이 때문에 남과 북이 실제로 확성기를 가동하면, 그러니까 이른바 심리전이 벌어지면 사실 우리보다는 북한이 훨씬 더 괴롭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그동안 대북 방송에 민감하게 반응했었는데 왜 이렇게 확성기를 다시 설치하는 건지 북한의 의도와 함께 우리 군의 고민까지 김수영 기자가 함께 짚어드리겠습니다.

<기자>

남북 확성기의 큰 성능 차 때문에 마주 보고 가동될 경우 북한의 방송보다는 우리 대북 방송이 더 멀리, 더 잘 전달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은 확성기 갈등이 커졌던 지난 2016년 남쪽이 아닌 북쪽으로 자신들의 확성기를 틀어놓은 적이 있습니다.

우리 방송과 소리가 섞이게 해서 북한군이나 주민이 남측 방송을 제대로 듣지 못하게 하려던 겁니다.

실제 SBS가 4년 전 비슷한 실험을 했을 때도 그 효과는 입증됐습니다.

또 사실 북한 방송이 들린다 해도 우리 군이나 접경지 주민에게 미칠 영향은 소음 수준에 불과합니다.

[유병돈/인천 강화군 : 우리도 저기서 쟤네들 방송하는 소리를 모르는 거지 그냥 신경 안 쓰니까….]

때문에 북한의 대남방송 확성기 재설치는 이른바 심리전 차원이라기보다는 결국 남북 합의 무력화를 노린 겁니다.

[김동엽/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심리전 차원이라기보다는 아무래도 4·27 전체에 대한 파기를 통해서 남북 간의 관계 자체를 새롭게 틀을 짜려고 하는 북한의 의도….]

우리 군도 확성기 재설치를 고민 중입니다.

[최현수/국방부 대변인 :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씀을 드렸고, 이 말씀에 많은 부분이 담겨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확성기를 다시 설치하면 우리도 남북 합의를 깨는 셈이 돼 합의 무력화라는 북한 의도에 말려들게 되고 또 자칫 북한에 군사적 도발 빌미만 줄 수 있어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김선탁)  

▶ 철거한 확성기 모두 재설치 추정…대남 방송은 '아직'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