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사슬 학대' 시인한 친모 "감정 조절 못해, 딸에게 미안"

9살 딸의 손을 프라이팬으로 지지고 쇠사슬로 묶어 방치하는 등 고문에 가까운 학대를 한 계부(35)와 친모(28)를 검찰에 넘기면서 경찰이 가중처벌법령을 적용했습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A(9)양을 도구 등으로 학대한 혐의(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및 아동복지법 위반)로 계부와 친모를 기소 의견 송치했다고 22일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들 부부에게 특수상해 혐의에 가중처벌 되는 아동학대처벌법상 상습범 조항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형법상 특수상해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할 수 있습니다.

형법상 특수상해는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형이 내려집니다.

경찰은 친모에 대한 조사 및 증거 확보가 충분히 이뤄진 점, 친모가 행정 입원한 상태에서 치료를 받는 점, 계부와 친모의 공범 관계에 대한 수사가 필요한 점을 이유로 이들 부부에 대한 수사기록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경찰은 지난 19일 친모가 입원 중인 병원을 방문해 8시간가량 조사를 마쳤습니다.

조사에서 친모는 쇠사슬을 이용한 학대 및 상습적인 폭행을 시인했습니다.

하지만 계부와 마찬가지로 도구 사용 등 일부 혐의는 부인하거나 가해 의도가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친모는 A양이 거짓말을 하고 말을 듣지 않는 등 갈등이 생기자 학대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지난 1월 가족이 거제에서 창녕으로 이사 온 후 도구를 이용한 학대와 상습적인 폭행이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친모는 경찰조사에서 "아이를 야단칠 때 감정조절을 못 했다"며 "아이에게 정말 미안하고 구속된 남편에게도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친모는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지난 12일 도내 한 병원에 행정 입원했습니다.

행정입원은 최대 2주 가능해 오는 25일이 퇴원 예정일이나 정식 입원 치료로 전환할지는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계부는 지난 15일 아동복지법 위반 및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계부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들어가면서 취재진에게 "(A양을) 남의 딸이라 생각하지 않고 제 딸로 생각하고, 아직도 많이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부부의 잔혹함은 지난달 29일 A양이 맨발로 거주지인 4층 빌라 베란다를 통해 옆집으로 탈출하면서 밝혀졌습니다.

A양은 이들이 쇠사슬로 자신의 목을 묶거나 불에 달궈진 쇠젓가락을 이용해 발등과 발바닥을 지지는 등 학대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발견 당시 눈에 멍이 들고 손가락 등에 화상을 입었던 A양은 병원에서 2주간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현재 도내 한 학대아동피해쉼터에 머물고 있습니다.

A양의 의붓동생 3명 역시 법원의 임시 보호 명령에 따라 도내 다른 보호시설에서 지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