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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번식' 산림 점령한 매미 나방…이상 기후 영향

<앵커>

나뭇잎을 닥치는 대로 갉아먹는 해충인 '매미 나방' 개체 수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역시 따뜻해진 한반도 기후 변화와 무관치 않은데 산림 피해가 큽니다.

송인호 기자입니다.

<기자>

산과 바다가 어우러져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석모도.

등산로를 따라 오르자 나무 계단 위에서 무언가 꿈틀댑니다.

'매미 나방' 유충입니다.

개체 수가 워낙 많다 보니 계단을 오르기 힘들 정도입니다.

사람을 공격하지는 않지만, 피부에 닿으면 가렵고 따끔거리기도 합니다.

등산로 주변 산속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밤나무에서 유충과 번데기들이 무더기로 발견됩니다.

[등산객 : (석모도) 산행을 했는데 나무에 부딪힐 수가 없는 거예요. 하도 송충이가 붙어 있으니까. 가다 보면 몸에 막 붙어 있어서 서로 떼주고 그랬거든요.]

독나방 과에 속하는 '매미 나방'은 주로 잎이 많은 활엽수를 좋아하지만, 올해는 낙엽송 등 침엽수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체 수가 급속히 늘어나 방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강화군청 관계자 : 작년에 이 정도는 아니었고요. 일부 있기는 있었는데, 지금처럼 이렇게 심하지는 않았었어요.]

올해 '매미 나방'의 급격한 번식도 이상 기후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피해가 집중된 수도권과 강원, 충청, 경북 지역의 올 1~2월 평균 기온은 10년 전과 비교해 2도 이상 높아졌습니다.

[남영우/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 연구과 : 겨울 기온이 높으면 매미나방이 월동을 할 때 치사율이 낮아지게 되거든요. 살아남은 알들이 다 부화에 성공하게 되면 밀도가 높아지는 것이죠.]

다양한 나무 품종에 적용할 수 있는 매미 나방 유충용 친환경 방제 약품은 아직 개발되지 않아,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산림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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