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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좀 지겨워도"…당국, 코로나19 확산에 연일 거리두기 강조

"듣기 좀 지겨워도"…당국, 코로나19 확산에 연일 거리두기 강조
"듣기 좀 지겨우시더라도 매일매일 철저한 거리두기 수칙 이행을 말씀드리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지난 18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및 방역 대책을 설명하면서 "현재 유일하고 가장 강력한 수단은 거리두기 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5개월째 계속되며 거리두기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이 누적된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의 확산세와 향후의 '밝지 않은' 전망을 고려하면 거리두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게 권 부본부장의 설명이다.

여기에는 우선 거리두기가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과 함께 가장 기본적이면서 효과적인 대응책이라는 현실적 판단이 깔려 있다.

방역당국이 '생활속 거리두기'(생활방역) 체제로 전환하며 제시한 지침도 거리두기를 골자로 한다.

개인 5대 핵심수칙은 ▲ 아프면 3∼4일 집에 머물기 ▲ 사람과 사람 사이 두 팔 간격 거리두기 ▲ 30초 손씻기·기침은 옷소매에 ▲ 매일 2번 이상 환기·주기적 소독 ▲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 등이다.

거리두기의 효과는 실제 연구 성과로도 입증된다.

방역당국은 최근 '지역 사회에서 사람 간 물리적 거리를 1m 유지할 경우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약 82% 감소한다'는 해외 연구 결과를 인용하면서 "적어도 1m 벌리면 감염 차단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는 마땅한 대안이나 묘책이 없다는 현실도 방역당국이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배경 중 하나다.

정부가 '올해 치료제 확보·내년 백신 개발'이라는 일정표를 제시하긴 했지만 일각에서는 보다 장기전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시점을 장담할 수 없다는 취지다.

더욱이 백신 개발이 이뤄지더라도 전 국민이 실제 접종을 받기까지는 시일이 꽤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부작용과 내성에 대한 모니터링 작업이 이뤄져야 하는 데다 이후로도 중증환자 등 우선순위에 따라 차례로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권 부본부장은 "종국적인 해결책은 치료제와 백신이지만 코로나19를 비롯한 호흡기 전파 신종 감염병을 이겨낼 수 있는 길은 거리두기가 가장 기본"이라는 점을 기회 있을 때마다 되풀이하고 있다.

이밖에 날씨가 더워지고 코로나19에 대한 사회적 피로도가 누적되면서 국민들의 방역의식이 느슨해진 것도 방역당국이 연일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이유중 하나로 볼 수 있다.

국민 모두가 긴장의 끈을 다시 한번 조이지 않으면 코로나19가 더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수도권 방역강화 조치 시행 이후 첫 주말인 5월 30∼31일 수도권 주민의 이동량은 직전 주말(5월 23∼24일) 대비 99% 수준으로 나타났다.

거의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상생활을 언제까지 정지할 수는 없어서 생활과 방역을 병행하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주변 일상에서 코로나19 위험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 주말은 가능한 집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민들이 지치지 않고 거리두기를 실천하려면 정책적인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월까지는 거리두기가 잘 지켜졌지만, 과연 정부가 하라고 해서 했던 것인지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했던 것인지 잘 생각해야 한다"며 "(만약 후자라면) 국민들이 지금 스스로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있는데 정부가 하라고 한다고 해서 돌아갈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거리두기에 참여해 달라'고 국민에게 호소만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거리두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제도적, 행정적으로 참여 유도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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