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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통령, 가족비리 의혹·직권남용 논란에 발목 잡히나

브라질 대통령, 가족비리 의혹·직권남용 논란에 발목 잡히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아들 관련 비리 의혹과 직권 남용 논란으로 집권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대통령 가족에 대한 사법부의 포위망이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는 평가 속에 여론이 악화하면 정권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브라질 주요 언론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장남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의 전직 보좌관 파브리시우 케이로즈 체포 소식을 전하면서 그가 보우소나루 가족의 운명을 좌우할 '폭탄'이 될 수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케이로즈는 상파울루주(州) 아치바이아시(市)에 있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플라비우 의원의 변호사 소유 주택에서 전날 오전 경찰에 체포됐다.

케이로즈는 1년 전부터 이곳에서 숨어지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당 변호사와 수시로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

플라비우는 2018년까지 리우데자네이루 주의원으로 활동했으며 같은 해 10월 연방의원 선거에서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리우 검찰은 플라비우 의원이 부동산 편법 거래와 자신 소유의 초콜릿 매장을 통해 최소한 230만 헤알(약 5억3천만 원)을 돈세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리우 검찰은 플라비우 의원이 돈세탁한 현금을 리우 주의원 시절에 보좌관들에게 월급으로 지급한 뒤 일부를 돌려받는 이른바 '월급 쪼개기'를 했으며, 케이로즈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 당국에 의해 플라비우 의원과 케이로즈 사이에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됐으며, 이런 내용은 언론을 통해서도 보도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차남인 카를루스 보우소나루 리우 시의원은 가짜 뉴스 유포 혐의로 조사 대상에 올라있다.

연방경찰은 지난해 3월께부터 연방대법원의 승인 아래 카를루스 시의원 등을 가짜뉴스 유포 주도자 가운데 한 명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해 왔다.

연방대법원과 연방경찰은 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가짜 뉴스를 퍼뜨려 대법관을 포함해 입법·사법부 고위 인사들을 공격하고 위협·협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수개월 전에 이 사실을 알고 연방경찰청장에게 전화하거나 직접 만난 자리에서 조사 내용을 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거부됐고, 결국 연방경찰청장이 교체됐다.

이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직권 남용 논란으로 이어졌다.

브라질에서 권력형 부패 수사의 상징적 인물인 세르지우 모루 전 법무부 장관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연방경찰에 정보·수사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등 업무에 부당하게 개입했고, 이를 거부하는 연방경찰청장을 일방적으로 해임했다고 반발하며 4월 24일 전격 사임했다.

모루 전 장관 사임 이후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직권남용 의혹에 대한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보우소나루 정부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는 요인이 됐다.

케이로즈가 체포되자 보우소나루 가족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먼저 장남 플라비우 의원은 "대통령에 대한 공격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정부에 타격을 주려는 보여주기 쇼"라고 비난했다.

정부는 성명을 통해 케이로즈가 숨어 지내던 주택 소유자인 변호사와 대통령의 관계를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상황의 심각성을 의식한 듯 매일 오전에 관저 앞에서 지지자들을 만나는 이른바 '관저 앞 정치'를 이틀째 중단했다.

브라질 언론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 등을 불러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이름을 내건 단체는 21일 브라질리아에서 민주주의 수호 촉구 시위를 벌이고 하원의장에게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요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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