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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의 잇단 일격…트럼프가 판사 지명 목매는 덴 이유있다

대법원의 잇단 일격…트럼프가 판사 지명 목매는 덴 이유있다
이번 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으로부터 두 차례나 일격을 당했다.

보수성향 대법관 닐 고서치와 브렛 캐버노를 임명하면서 5대4로 보수 우위의 대법원을 만드느라 애를 썼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중요 어젠다와 맞물린 판결에서 이번 주에만 두 번이나 뒤통수를 치는 판결이 나온 것이다.

하나는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 제도(DACA·다카) 폐지에 제동을 건 18일(현지시간) 판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에 대한 강경 기조 속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마련한 이 제도의 폐지에 사활을 걸어왔다.

연방대법관 9명 중 보수성향이 5명, 진보성향이 4명이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임명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반란표를 던진 것이다.

또 하나는 성적 성향에 따른 고용 차별을 금지한 15일 판결이다.

주심인 고서치 대법관과 로버츠 대법원장이 진보성향 대법관들과 나란히 차별 금지에 손을 들어줬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고서치 대법관의 반기가 뼈아픈 대목이다.

고르고 골라 취임하자마자 대법관에 지명했는데 자신의 보수성향 기독교 핵심 지지층을 거스르는 판결에 고서치 대법관이 동참한 것이다.

심지어 공화당은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명한 온건 중도 성향 메릭 갈런드의 인준청문회를 열지 않으며 낙마시키고 고서치의 연방대법원행에 길을 열어줄 정도로 공을 들였다.

미국은 헌법에 삼권분립이 명시돼있지만 연방판사 지명권이 대통령에게 있기 때문에 정치적 어젠다가 법정 공방을 거치고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법관 지명을 중하게 여긴다.

특히 공화당이 총기소지 권리 보호나 낙태 반대 등의 어젠다를 중시해 유리한 사법지형을 만드는 데 발벗고 나서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NBC방송은 이번 주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199명의 연방판사가 상원 인준을 받았다면서 "지난 40년간 어떤 대통령도 이뤄내지 못한 규모"라고 지적했다.

미 전역 연방법원에 보수성향 판사를 '심었다'는 걸 주된 치적 중 하나로 삼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연방대법원 판결에 발끈한 건 당연한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윗에서 "최근 대법원 판결은 새로운 대법관이 필요하다는 단 한 가지를 말해준다"며 후보군을 9월 1일까지 공개하겠다고 했다.

다음 대법관 지명은 87세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공석을 채우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긴즈버그 대법관은 다음 대통령 임기 때 물러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자리를 채울 보수성향 대법관 후보를 내세워 최근 연방대법원의 잇단 진보성향 판결로 흔들리는 보수 표심을 잡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보수법관 지명자 후보 명단을 내세워 자신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 보수 유권자들의 마음을 산 바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미국에서도 사법부는 독립이 원칙이지만 2018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반(反)이민 정책에 제동을 건 판사를 저격하고 로버츠 대법원장이 "오바마 판사도, 트럼프 판사도, 부시 판사도 없다"고 방어하는 상황이 벌어질 정도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사법부 독립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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