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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싱가포르서 김정은 제재해제 요청에 '열려있다…검토'"

"트럼프, 싱가포르서 김정은 제재해제 요청에 '열려있다…검토'"
지난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 말미에 유엔 제재 해제를 요청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검토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폭로했습니다.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곧 출간 예정인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 가운데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지난해 2월 말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 지난해 6월 말 '판문점 회동' 등 3차례에 걸친 북미 정상 간 만남 관련 회고록 내용 일부를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테리 선임연구원이 공개한 요약본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이 '행동 대 행동' 접근법을 따르기로 합의해서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행동 대 행동'은 비핵화 조치와 상응 조치와 관련해 북한이 요구해온 단계적 접근법을 말하는 것으로, 미국의 공식 입장과는 거리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유엔 제재 해제가 다음 순서가 될 수 있는지를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열려 있다면서 그에 관해 생각해보기를 원한다고 답했다고 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낙관적인 기대를 안고 떠났다고 회고록에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테리 선임연구원이 소개한 회고록 내용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미국이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축소하거나 폐지하기를 원한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장군들을 무시하고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회담장 안에 있던 존 켈리 당시 비서실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볼턴 전 보좌관, 회담장 안에는 없었던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과 상의하지 않은 내용이었으며, 한국과도 아무런 상의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관련 뒷얘기도 담겼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당시 빅딜과 스몰딜, '협상장 밖으로 걸어 나가기' 등 3가지의 선택지를 가졌는데, 이 가운데 스몰딜에 대해서는 극적이지 않은 데다 제재 포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부했다고 테리 선임연구원이 회고록 내용을 전했습니다.

빅딜은 김 위원장이 핵 포기에 대한 전략적 결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뤄지지 못했고, 남은 것은 협상장 밖으로 걸어 나가는 선택이었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자가 당신을 걷어차기 전에 당신이 여자를 걷어차라'는 철학에 따라 걸어 나가는 옵션에 대해 준비가 돼 있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에 적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하노이에서 합의가 근접했지만 김 위원장이 영변 외에 다른 것을 주려 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뭔가 더 추가로 내놓으라고 간청했지만 김 위원장은 거부했다고 전했습니다.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등을 돌린 옛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청문회를 보느라 밤을 새웠다고 회고록에 담긴 걸로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짜증이 난 상태였고 '스몰딜을 타결하거나 협상장 밖으로 걸어 나간다면 더 큰 기사가 될지'에 대해 궁금해했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6월 말 판문점 회동은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아이디어였다고 회고록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일본 도쿄에서 열리고 있던 주요 20개국 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나던 중 그 생각을 처음 띄웠고 볼턴 전 보좌관과 믹 멀베이니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도 깜짝 놀랐다는 것입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여기에 어떤 가치도 부과할 게 없다"고 봤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회고록에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CBS방송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자신과 멀베이니 당시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비무장지대로 초청한 사실을 트윗을 보고 알았다면서 "멀베이니도 나처럼 당혹스러워 보였다. 나는 그 트윗이 그냥 툭 던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별것이 아니라고 본 트윗이 실제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에 속이 메스꺼웠다"고 회고록에 적었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3차 정상회담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이 나를 만나기를 몹시 원했다'고 말한 데 대해 "이 모든 것은 허튼소리이다. 만나기를 몹시 바란 쪽이 누군지는 확실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만남을 바랐다는 취지로 적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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