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첫 확진 중국인 부부, 치료해준 병원에 '보은의 기부'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중국인 부부가 자신들을 치료해준 현지 병원에 거액을 쾌척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1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약 2개월간 자신들을 정성껏 치료해 코로나19에서 완전히 회복하도록 도운 로마 스팔란차니병원에 4만달러(약 4천836만원)를 기부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진원지인 우한 출신으로 지난 1월 23일 관광차 밀라노 말펜사 공항으로 입국해 북부 일부 지역을 돌고 27일 로마로 왔다.

이어 사흘 뒤인 31일 확진 판정을 받고서 곧바로 감염병 전문인 스팔란차니병원에 입원했다.

이탈리아에서 보고된 첫 코로나19 확진 사례였다.

당시 66세인 남편이 고열 등의 감염 증세를 보여 진단 검사가 이뤄졌다.

67세인 부인은 무증상 상태로 일정 기간 지내다가 뒤늦게 발열 등의 증세가 나타났다고 한다.

이탈리아 정부도 이를 계기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대만 등을 오가는 직항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하는 등 경계 수위를 높였다.

부부는 입원 후 줄곧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특히 남편은 한때 자가 호흡이 어려울 정도로 병세가 악화해 인공호흡기 조력을 받는 위중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폐가 심각하게 손상됐다는 의학 보고도 있었다.

지옥과 천당을 오간 이들 부부는 지난 3월 19일 퇴원하면서 "목숨을 구해줘 고맙다. 스팔란차니 병원과 이탈리아를 사랑한다"고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한 바 있다.

이들은 그후 로마 다른 병원에서 재활 치료 및 추적 검사 등을 받고 중국으로 돌아갔으나 의료진의 헌신을 잊지 않고 기부로 은혜를 갚았다.

병원 관계자는 "기부 결정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깊이 각인돼 남을 것"이라며 "언젠가 로마에 다시 돌아오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는 2월 21일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첫 지역 감염 사례가 보고된 이래 이날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 수는 23만8천159명, 사망자 수는 3만4천514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