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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수만 채운 뒤 '무더기 자퇴'…대학들 꼼수 적발

<앵커>

경기도의 한 대학에서 올해 뽑은 신입생 130여 명이 등록금까지 낸 뒤 무더기로 자퇴했습니다. 이 대학 부총장의 부인과 아들도 포함됐는데 대학이 자체 감사를 해보니 신입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일부 교수와 교직원들이 벌인 일이었습니다.

강민우 기자입니다.

<기자>

김포대는 올해 신입생 충원율 100%를 달성했지만 입학 직전 신입생 10명 중 1명꼴로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SBS가 등록금까지 냈다가 입학 전 등록을 취소한 자퇴생 명단을 입수했습니다.

등록금을 보낸 계좌의 예금주 이름을 학교 홈페이지에서 검색해보니 교직원이나 교수와 같은 이름이 여럿 확인됩니다.

[A씨/김포대학교 자퇴생 : ○○이 거기 직원이었거든요. 저한테 부탁을 하더라고요. 부정입학이죠. 그러니까.]

교수나 교직원 부탁으로 신입생으로 등록했다가 취소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교수나 교직원의 친척이나 지인인 자퇴생이 무려 136명, 이 대학 부총장의 아내와 아들도 포함됐습니다.

[김포대학교 교수 : 충원율 100퍼센트 해줘야 한다. 바보가 아닌 이상은 그렇게 얘기를 하면 아 어떻게 하라는 얘기구나 이거는 알잖아요.]

김포대는 감사를 통해 가짜 신입생 유치에 관여한 교수와 직원 42명을 적발해 징계절차를 밟고 있다면서도 학교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습니다.

[정형진/김포대학교 총장 : 그러니까 지시받고 뭐 지시한 적도 없고, 또 보고받은 적도 없고…,]

김포대뿐만 아니라 지난해 두원공과대 등 여러 대학에서 비슷한 사례가 적발됐습니다.

대학들이 신입생 충원율을 조작하는 것은 교육부의 평가와 관련이 있습니다.

평가에서 일정기준을 채운 대학에 재정 지원을 하지만, 그렇지 못한 대학은 수십억 원대 지원을 못 받기 때문에 평가 배점이 높은 신입생 충원율을 조작까지 해가며 높이려 하는 것입니다.

가짜 신입생 만들기, 예산 낭비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대학 개혁의 취지까지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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