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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장 부인 · 아들까지…입학 전 '무더기 자퇴', 왜?

부총장 부인 · 아들까지…입학 전 '무더기 자퇴', 왜?

신입생 충원율 100% 달성한 김포대

강민우 기자 khanporter@sbs.co.kr

작성 2020.06.16 21:09 수정 2020.06.16 22:1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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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경기도에 위치한 김포대학교입니다.

전체 학생이 5천 명을 넘는 사립 전문대학인데 올해도 1천300명 정도를 신입생으로 선발했습니다.

그런데 이 중 10%가 넘는 140명이 등록금을 내고도 입학을 하지 않고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한꺼번에 자퇴했습니다.

문제는 이 무더기 자퇴 과정에 이 학교 교수와 교직원들이 관여되어 있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인데, 대체 이 학교에 무슨 일이 있었고, 또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 취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포대는 올해 신입생 충원율 100%를 달성했습니다.

대학 진학생 수가 해마다 줄어드는 와중에 정원을 꽉 채운 성과를 낸 것인데, 입학 직전 자퇴생이 속출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신입생 10명 중 1명꼴로 자퇴를 한 것입니다.

SBS가 등록금까지 냈다가 입학 전 등록을 취소한 자퇴생 명단을 입수했습니다.

등록금을 보낸 계좌의 예금주 이름을 학교 홈페이지에서 검색해보니 교직원이나 교수와 같은 이름이 여럿 확인됩니다.

어떤 관계인지 자퇴생들에게 물어봤습니다.

[A 씨/김포대학교 자퇴생 : 그런 거 왜 물어보세요? 이유를 말하고 싶지 않아요. 예 끊습니다.]

[B 씨/김포대학교 자퇴생 : 따로 지금 취재하시는 건가요? 이거를 제가 말씀드려야 하나요?]

답변을 거부당하기 수십 차례, 한 자퇴생이 비밀을 털어놓습니다.

[C 씨/김포대학교 자퇴생 : ○○이 거기 직원이었거든요. 저한테 부탁을 하더라고요. 부정입학이죠 그러니까. 저는 뭐 다닌 적도 없고, 다닐 생각도 없었는데.]

교수나 교직원 부탁으로 신입생으로 등록했다가 취소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교수나 교직원의 친척이나 지인인 자퇴생이 무려 136명.

이 대학 부총장의 아내와 아들까지 포함됐습니다.

거짓 입학
[김포대학교 교수 : 충원율 100% 해줘야 한다. 바보가 아닌 이상은 그렇게 얘기를 하면 아 어떻게 하라는 얘기구나 이거는 알잖아요. 더 이상 지원자가 없는 상태에서 100%를 해야 된다는 거는….]

김포대는 자체 감사를 벌여 가짜 신입생 유치에 관여한 교수와 직원 42명에 대해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면서도, 학교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습니다.

[정형진/김포대학교 총장 : 그러니까 지시받고 뭐 지시한 적도 없고, 또 보고받은 적도 없고, 교학 부총장이 감사에 나와서도 본인은 지시한 바도 자기도 보고받은 바도 없다.]

부총장 포함 교수와 교직원이 40명 넘게 관여했는데도 학교는 모르쇠입니다.

[김포대학교 교직원 : 다 그 부서장인 교학부총장한테 보고를 했었고. 뭐 부총장님도 다 윗선에 보고를 한 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 와서는 (본인이) 안 했다고….]

문제는 이런 충원율 조작이 김포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난해 두원공과대 등 여러 대학에서 비슷한 사례가 적발됐습니다.

그렇다면 대학들이 왜 신입생 충원율을 조작할까요?

교육부가 대학의 기본역량을 진단하는데 일정 기준을 채운 대학에는 재정 지원을 하지만, 그렇지 못한 대학은 수십억 원대 지원을 전혀 못 받습니다.

특히 이 진단에서 충원율 항목의 배점은 전보다 배로 늘어서 20점.

1, 2점 차로 교육부 지원 여부가 갈리는 상황에서 충원율은 주요 항목입니다.

대학 '충원율' 배점
이렇다 보니 허위 입학생까지 동원해 충원율을 채우는 일이 끊이지 않는 것입니다.

[임은희/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 대학들이 선택한 적정 규모라는 건 '많으면 많을수록' 이거든요? (충원율이) 정부 지원과 직결되기 때문에 대학 입장에서는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결국 정원 채우기 어려운 대학들은 충원율 조작 유혹에 빠지기 쉬운데 이걸 교육부가 잡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 : 대학 다 합치면 370개 이상 되잖아요? 그 대학들에서 조금 뭐라고 그런다 해서 교육부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1년에 (감사) 나갈 수 있는 학교가 정해져 있잖아요.]

가짜 신입생 만들기, 예산 낭비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대학 개혁의 취지까지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최대웅, 영상편집 : 하성원, CG :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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