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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04]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오피스 무용론'은 대세가 될까?

[INSIGHT 04]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오피스 무용론'은 대세가 될까?

SBS 뉴스

작성 2020.06.17 13:52 수정 2020.07.02 16:2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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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도로, 발 디딜 틈 없는 지하철과 버스, '9 to 6'로 상징되는 직장인 라이프에서 '일 한다'는 의미는 늘 특정 공간으로의 출근과 퇴근이 전제였습니다. 꽤 오래전부터 유연근무, 탄력근무제 등 새로운 근무 형태가 논의되고 일부 시행되는 움직임 속에서도 '출퇴근'이란 공식만큼은 달라지지 않았죠. 그런데, 코로나19가 하루아침에 많은 사람의 일하는 장소와 방식을 동시에 바꿔놓았습니다. 업무 특성에 따른 차이는 있었지만, 많은 직장인들이 먼 미래 같았던 재택근무를 처음으로 경험했습니다. 집중해서 일할 공간이 없어 힘들다는 이야기부터 출퇴근에서 체력과 시간을 아껴 좋았다는 사람까지 의견도 다양하게 제기됐습니다. 좋고 싫음을 떠나 코로나19는 출퇴근과 대면이라는 '일'에서의 관행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일하는 방식'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해야 할까요?
관련 이미지 재택근무 실험장 된 실리콘밸리

전 세계 IT산업을 이끌어 온 미국 실리콘밸리가 재택, 원격근무를 둘러싸고 실험에 앞장섰습니다. 포문을 연 것은 트위터의 CEO 잭 도시였는데요. 전체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13일 새벽, 현지시간) "코로나19 이후에도 직원이 희망할 경우, 그리고 업무의 성격과 여건이 충족된다면 앞으로는 집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영구적 재택근무'를 적극 지원할 것을 선언했습니다. "이전부터 직원들이 세계 어디에서나 일할 수 있도록 '탈집중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고, 이번 경험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는데요. 트위터의 입장에서도 이러한 정책이 실제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되고, 또 친환경적인 기업 이미지를 강화하는데도 나쁘지 않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오피스 무용론' 힘 얻을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직원들을 위한 근무환경을 어떻게 갖춰주느냐가 창의성을 높이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주장하던 많은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안전의 문제가 제기되자 입장을 선회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도 트위터 발표 이후 "페이스북 직원들도 5∼10년 내 50%는 재택근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페이스북은 이미 성과를 증명했고 신임이 높은 시니어 개발자부터 재택근무를 허락할 예정인데요. 마크 저커버그의 50% 탈사무실 선언은 페이스북이 미래 역점 사업으로 AR과 VR(가상현실) 기술력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SDF 인사이트실제로 구글, 아마존 등 많은 실리콘밸리의 기업들도 재택근무의 기한을 하반기나 연말까지 연장한다고 한 상황이라 테크 업계를 중심으로 부동산으로서의 사무실, '오피스 무용론'에 대한 논의도 조금씩 가시화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사무실형 인간의 탄생, 200년 됐다고?

평생 재택근무? MS CEO "난 반댈세"
관련 이미지실리콘밸리 기업 중 소프트웨어보다는 하드웨어가 중심인 애플은 재택근무에 대해서는 좀 소극적인 입장입니다. 폐쇄적인 기업문화의 특성상, 또 최근 많은 돈을 투자해 본사를 새로 지은 입장 등 여러 가지가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비대면 업무가 증가하면서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나 상승한 마이크로소프트도 재택근무에 대해선 부정적입니다. 총 350억 2100만 달러, 한화로 하면 약 42조 7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원격근무 시행에도 흔들림 없이 오히려 성장한 모습을 보인 MS의 CEO 사티아 나델라는 왜 재택근무에 부정적인 걸까요?

"기업 내 커뮤니티 부재는 사회적 자본 상실"

MS의 사티아 나델라 CEO가 재택근무로 가장 우려한 부분은 소통의 부재입니다. 트위터의 재택근무 관련 발표 다음날, 사티아 나델라는 뉴욕타임즈와 가진 인터뷰에서 "원격으로 회의를 하게 되면서 회의 전 2분 정도 나누던 옆 사람과의 대화를 놓치게 됐다"면서 "서로 다른 공간에서 일하게 되면 마주치는 일이 없어지고, 그것이 기업 내 커뮤니티 형성을 어렵게 만든다" 고 전했습니다. 동료 간의 상호작용, 직원관리, 멘토링 등은 원격 업무로 대체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재택근무 장기화에 따른 직원들의 외로움이나 번아웃 같은 정신 건강의 측면, 또 기업 내 '커뮤니티'의 부재 혹은 약화로 인한 사회적 자본 상실의 측면을 그 가장 큰 이유로 내세웠습니다. ▶  인터뷰 원문 보기

'재택 반 사무실 반' 근무도 하이브리드?

실리콘밸리의 '근무 시스템'은 세계 IT기업의 생태계는 물론 샌프란시스코의 집값부터 IT기업 본사를 유치하려는 미국 주요 도시들 정책에까지 영향을 주는 만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이렇게 세계적인 IT 기업의 수장들이 코로나19 이후 근무 형태와 관련해 각각 다른 길을 제시하는 가운데 '재택 반 사무실 반'의 하이브리드형 근무 모델이 현실적으로는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유력합니다. 어찌 됐든 이전에는 없던 탄력 근무가 본격화되는 시대로 접어들었음은 분명해 보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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