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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01] ‘코로나 이후 학교가 해체된다고?’ 유현준 교수가 보는 학교의 미래

그야말로 '세상에 이런 일이'였습니다. 3월 초 개학과 등교를 만고불변의 진리로 여겨온 사회에서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은 학생과 학부모, 교육계를 넘어 우리 사회 전체에 거대한 도전이었습니다.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을 뛰어넘어 맞이한 새 학년, 새 학기의 풍경은 이전에는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학생들은 단 몇 초 만에 인터넷 세상으로 등교 했고, 같은 반 친구들, 선생님과는 만나기도 전에 단톡방에서 첫 인사를 나눠야 했습니다. 심지어 시험에, 듣기평가까지 집에서 치르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코로나 19 대유행 이후 학교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학교라는 하드웨어는 어떤 변화를 상상할 수 있을까요? SDF팀은 코로나19 상황 전부터도 학교라는 물리적인 공간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해오고 있는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와 <학교의 미래>에 관해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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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 교수 : 저는 지금까지 학교 시스템(소프트웨어)은 유지한 상태에서 학교라는 공간(하드웨어)을 바꿈으로써 학교를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꾸자고 이야기했었는데요. 예를 들면, 학교 공간을 더 작게 나누거나, 10분 쉬는 시간에 학생들이 외부로 쉽게 나갈 수 있도록 하자는 정도였죠. 근데 지금 코로나 때문에 개학도 못하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는 지경이잖아요. 의도한 건 아니지만 학교의 시스템(소프트웨어)도 바뀌는 게 가능한 시대가 됐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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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 교수 : 예를 들어, 기존 수업의 30~50%를 온라인으로 대체한다고 생각해보세요. 현재 교실이 절반 정도가 불필요해 질 수도 있습니다. 나머지 공간은 학생들이 스스로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뀔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교실을 부수고 테라스를 만들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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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 교수 : 지금처럼 일주일에 닷새 등교하는 그런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봅니다. 앞으로 도심의 상가나 오피스(특히 1층이 아닌 2, 3층)에 공실이 많이 생길 수도 있을 텐데요. 저는 그런 도심 공간의 그 일부가 교실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를테면, 위워크 같은 학교의 공유 오피스의 개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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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 교수 : 미네르바 대학이라고 들어보셨죠? 대학이 한 도시, 한 공간에 자리 잡고 있는 게 아닙니다. 여러 도시를 돌면서 수업을 듣게 한 것인데, 사실상 대학을 해체한 거죠. 미래의 학교도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지금은 학교가 어느 한 동네, 학군에서 이동하지 못하는 개념이죠. 앞으로는 어디든 선택해서 갈 수 있고, 어디서든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개념으로 바뀐다고 봅니다. 물론, 학교의 기능 가운데는 학생들끼리 사회적인 관계를 맺고, 서로 배우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완전히 해체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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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 교수 : 우리 생활에서 <집-직장-학교> 이 3곳은 한 세트로 봐야 해요. 프리랜서 직종의 사람들이 장소를 바꿔가면서 일하기 시작했고, 요즘 주거도 월 단위로 렌트하며 사는 사람이 늘어났죠. 마지막까지 큰 변화가 없던 곳이 학교인데, 학교가 원격 수업이 가능해지면서 <집-직장-학교>간의 체인이 헐렁해 지고 있어요.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교육과 자산이 연결돼 있었어요. 둘을 같이 연관 지어서 봤죠. 이제는 교육의 기능 가운데 ‘지식 전달’의 파트가 원격으로도 가능하다는 걸 사람들이 깨닫게 됐잖아요. 이 연결도 느슨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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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 교수 : 그럼요. 당연히 있을 거라고 봅니다. 우리는 참 쓸 데 없는 곳에 시간적으로, 정서적으로 낭비하며 살고 있거든요. 삶이 피폐해지죠. 이걸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실 모든 아이들이 수학 공부를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지금 유튜브를 보면 공부하고 싶은 관심사들이 다 있고, 인공지능이 비주얼 인포그래픽으로 다 설명을 해주잖아요.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교육은 이겁니다. 30명의 학생이 한 교실에서 공부하고 졸업을 할 때, 각각 다른 커리큘럼으로 졸업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유현준 교수님의 생각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너무 혁신적이라고 느껴지시나요?

당신은 교육에서 어떤 변화가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고 계신가요? 
SDF는 여러분의 의견을 환영합니다.(sdf@sbs.co.kr)
  
SDF는 살아가면서 우리가 가져야할 질문과 문제의식을 여러분들과 공유하면서 더 큰 공론장으로 연결되기를 꿈꿉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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