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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 흑인 여아 성노예 논란 伊언론인 동상에 '인종주의자' 낙서

생전 아프리카 출신 12세 여자아이를 성노예로 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탈리아 언론인의 동상이 결국 반인종차별 시위대에 훼손되는 운명을 맞았다.

15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주말 북부 밀라노에 있는 인드로 몬타넬리(1909∼2001) 동상이 빨간색 페인트를 뒤집어썼다.

또 동상의 아랫부분에는 '인종주의자'라는 낙서가 휘갈겨졌다.

동상 훼손은 13일 밤 또는 14일 새벽에 발생한 것으로 현지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이 일과 관련해 밀라노 내 좌파 성향의 한 학생조직이 14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밀라노 경찰은 추가 훼손을 우려해 동상에 비닐을 씌우고 보호 조처에 들어갔다.

2006년 세워진 몬타넬리 동상은 작년 3월 페미니스트 활동가들에 의해 분홍색 페인트로 훼손된 전례가 있다.

밀라노가 고향인 몬타넬리는 우리나라에도 번역 출간된 저서 '로마 제국사'를 쓴 인물로 현지에서는 언론 자유·독립을 위해 힘쓴 저명한 우파 언론인이자 역사 저술가로 추앙받는다.

하지만 1936년 베니토 무솔리니를 주축으로 한 파시스트 정권이 에티오피아를 2차 침공해 점령했을 당시 에리트레아 출신 12세 여자아이를 매수해 결혼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특히 생전 인터뷰나 글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거나 사과하기보다는 당시의 현지 문화이자 관행이었다며 자신을 두둔하는 태도로 일관해 비난을 받았다.

1982년 인터뷰에서는 해당 여아를 "온순한 동물"이라고 표현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 논란은 한동안 잠복해 있다가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재점화한 모양새다.

앞서 반파시스트 운동을 벌이는 사회단체 '밀라노 파수꾼'(I sentinelli di Milano)은 최근 "몬타넬리가 아프리카 미성년자를 성노예 삼았다"고 주장하며 동상 철거를 공개 청원했으나 밀라노 당국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주세페 살라 밀라노 시장은 지난 12일 언론 인터뷰에서 "누구든지 살면서 실수를 한다. 몬타넬리도 그러한 실수를 저질렀다. 하지만 밀라노는 여전히 그의 공로를 인정하며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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