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영상] '구속 갈림길' 창녕 학대 계부 "아이 아직도 많이 사랑해"

9살 의붓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 계부(35)에 대한 구속 여부가 오늘(15일) 가려집니다.

창원지법 밀양지원 영장전담 신성훈 판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계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들어갔습니다.

경찰은 계부에게 아동복지법 위반 및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사안이 중대하고 도주가 우려된다는 사유에서입니다. 

계부는 이날 10시 15분쯤 밀양경찰서 유치장을 출발해 창원지법 밀양지원으로 향했습니다. 회색 모자를 쓰고 흰 마스크를 쓴 계부는 수갑을 찬 채 포승줄에 묶여서 이동했습니다.

밀양지원에 도착해 취재진에게 둘러싸인 계부는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의붓딸을) 남의 딸이라 생각하지 않고 제 딸로 생각하고, 아직도 많이 사랑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취재진이 친모의 학대 가담 여부에 대해 질문하자 대답을 피했습니다. 

다만 학대 아동이 욕조에서 숨을 못 쉬게 학대했다고 진술한 데 대해서는 "욕조에 (의붓딸을) 담근 적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그는 "가정 제대로 돌보지 못한 제 잘못"이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떴습니다.

계부는 2017년부터 최근까지 자신의 초등학생 의붓딸 A양을 쇠사슬로 묶거나, 달군 프라이팬으로 손에 화상을 입고, 하루에 한 끼만 먹이는 등 고문에 가까운 학대를 한 혐의를 받습니다.

앞서 경찰은 두 차례 계부를 조사했습니다. 계부는 대부분 혐의를 부인한 4일 소환조사와 달리 체포된 13일 조사에서는 혐의에 대해 일부 일정했습니다. 그러나 정도가 심한 학대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A양의 진술을 토대로 쇠사슬, 프라이팬, 빨래 건조대 등 혐의를 입증할 도구를 상당수 확보했습니다. A양이 꾸준히 일기를 써왔다는 점을 확인한 경찰은 A양의 일기장도 증거물로 확보했습니다.

계부와 함께 학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친모(27)는 지난 12일 응급입원했던 기관에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도내 한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고 있습니다. 정밀 진단이 끝나면 2주가량 행정입원을 거쳐 조사를 받게 됩니다.

A양은 지난달 29일 집에서 탈출해 잠옷 차림으로 창녕 한 도로를 뛰어가다 주민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발견 당시 A양은 눈에 멍이 들고 손가락에는 심한 물집이 잡혀 있는 등 신체 여러 곳이 심하게 다치거나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A양은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쇠사슬) 줄을 채웠고, 집안일을 할 때만 풀어줬다"고 진술했습니다. A양은 2주간 입원 끝에 퇴원해 아동전문보호기관에서 심리치료 등을 받고 있습니다.

(구성 : 조을선 기자, 편집 : 박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