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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잡는 다슬기…금강 어패류 채취 사고 6월 집중

사람 잡는 다슬기…금강 어패류 채취 사고 6월 집중
▲ 다슬기 채취 중 강물에 고립됐다 구조되는 사람들

계곡과 하천에서 다슬기를 잡다가 조난하거나 목숨을 잃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오전 11시 7분쯤 충북 영동군 심천면 고당리 금강에서 다슬기를 잡던 A(74) 씨가 물에 빠져 숨졌습니다.

그는 부인과 함께 다슬기를 채취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인도 물에 빠졌으나 구명조끼를 착용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 지역 금강은 수심이 최대 3m에 이를 만큼 깊은 데다 물속 지형이 불규칙해 여름마다 수난사고가 빈발하는 곳입니다.

지난해 6월 21일에도 영동군 심천면 금강에서 다슬기를 잡던 50대 남성이 물에 빠져 숨졌습니다.

다슬기는 야행성 생물로 밤에 주로 활동합니다.

이 때문에 날이 저문 뒤 다슬기 채취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데, 어둠 속에서는 물밑 지형 파악이 힘들어집니다.

위험에 처하더라도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지난 1일 새벽 옥천군 이원면 이원대교 인근 금강에서 배를 타고 다슬기를 잡던 주민 2명이 조난한 일도 있습니다.

배 밑바닥이 무언가에 부딪치면서 침수되는 긴박한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119구조대가 긴급 출동해 구조했습니다.

13일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어패류 채취 관련 수난사고는 2017년 11건에서 이듬해 8건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18건으로 급증했습니다.

도소방본부 관계자는 "대부분은 다슬기를 잡다가 물에 빠지는 사고"라고 설명했습니다.

다슬기 채취 사고는 6월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7∼2019년 발생 사고 37건 중 38%(14건)가 이 때 일어났습니다.

구조 전문가들은 해마다 다슬기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를 안전불감증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정재인 한국수난안전협회 영동지구대장은 "수심 깊은 곳에서 다슬기를 잡는 사람에게 나오라고 안내하면 '무슨 상관이냐', '수영 잘해서 상관없다' 등의 이유를 대며 위험한 채취 활동을 계속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수영실력을 자만하거나 술을 마신 상태로 물에 들어가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 없다"며 "안전요원 10여 명을 금강에 배치해 계도 활동을 펴고 있으나 통제가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사람 손이 덜 탄 깊은 곳으로 가야 씨알 굵은 다슬기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에 무리한 채취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윤여정 영동소방서 구조대 팀장은 "수영에 적합한 옷을 입지 않았거나 망에 담긴 다슬기를 허리에 메고 있기 때문에 수영을 잘하는 사람도 사고를 당할 수 있다"며 "다슬기 채취 때는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하고 음주 상태나 야간에 물에 들어가는 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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