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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9살 감금 사망 한 달 전, 보지도 않고 '위험 없다'

[단독] 9살 감금 사망 한 달 전, 보지도 않고 '위험 없다'

경찰, 계모 전화 조사…"발육 부진-재발 위험 없다"

정반석 기자 jbs@sbs.co.kr

작성 2020.06.12 20:24 수정 2020.06.12 21:4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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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은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아동 학대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얼마 전 여행 가방에 갇혀 있다 숨진 9살 아이는 지난달 5일 가장 즐거워야 할 어린이날에도 학대를 당했었습니다. 그때 경찰에 신고가 들어갔지만, 아이는 다시 집으로 돌아갔고 이후 한 달도 안 돼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 결과 당시 경찰은 아이를 학대했던 의붓어머니를 전화로만 조사했었고 그 조사 내용도 사실과 동떨어졌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반석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여행용 가방에 7시간 감금됐다 숨진 천안의 9살 A 군.

이보다 한 달 전인 지난달 5일 A 군은 머리를 다쳐 병원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의료진은 손과 엉덩이의 멍 자국을 보고 이틀 뒤 경찰에 아동 학대 의심 신고를 했습니다.

경찰은 의붓어머니를 전화로 조사한 뒤 조사 결과를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SBS가 입수한 경찰의 조사 표인데 이상한 점이 눈에 띕니다.

의붓어머니와 병원을 상대로 전화 조사만 해 아이를 대면 조사하지 않았는데도 A 군의 발육부진, 영양실조가 보이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신고 당시 A 군 몸무게는 22kg, 또래 아이들에 한참 못 미쳤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거 환경이 위험한지, 아동이 부모를 두려워하는지, 학대가 다시 발생할 위험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모두 '아니오'라고 답했습니다.
전화로 조사한 뒤 결과를 기록한 경찰의 조사 표멍 자국 등 겉으로 드러난 신체 손상이 파악돼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이 경우 즉각 보호조치를 해야 하는 데 이 지침은 지키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방문 조사를 안 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전문기관에 인계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경찰 관계자 : (코로나19 때문에) 어떤 방문이라든가 이런 거는 다 지양해라. 다 미뤄놔라. 그런 지침을 계속 따르고 있었던 거예요. 그런 지침을 계속 따르고 있었던 거예요.]

이후 경력 3년이 안 되는 아동복지전문기관 상담원 2명이 방문 조사를 했지만 평가는 경찰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발육 부진이나 영양실조는 물론 두려움이나 분리 의사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한 겁니다.

[신현영/더불어민주당 의원 : 같이 출동을 해서 현장 상황을 파악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전화로 상황을 판단하면서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되고 결국은 사망으로 이르게 된 하나의 원인으로 판단이 됩니다.]

결국 부모가 체벌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며 아이를 그대로 가정에 머물게 했고 그 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아이는 가방에 갇혀 숨을 거뒀습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김민철, 영상편집 : 박기덕, CG : 정현정, 자료제공 : 신현영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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