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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투자처 잃은 돈, 부동산에…집값 '꿈틀'

<앵커>

금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역시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정부가 부동산 추가 규제 가능성을 거론했어요. 집값이 다시 꿈틀꿈틀하고 있나 보죠?

<기자>

네, 12·16 대책이 나오고 지금 반년이 지났습니다. 그 후에 당시에는 예상할 수 없었던 코로나 경제 위기까지 닥쳤습니다.

그동안 서울 강남에서는 확실히 집값 하락세가 보였고요, 전반적으로 서울 집값의 급상승은 막았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고가 주택의 기준으로 잡고 있는 9억 원, 그리고 초고가의 기준인 15억 원 이상의 상승세가 대체로 멈췄던 거고요, '풍선효과' 그러니까 정부가 집중적으로 규제하는 가격대와 지역을 벗어나는 곳으로 집값 상승세가 번져가는 움직임은 사실 계속 지적이 돼 왔습니다.

그래서 지난 2월 말에 수원과 안양·의왕에 다시 한번 이른바 핀셋 규제가 추가됐습니다만, 그랬더니 그 옆의 다른 지역으로 또 상승세가 번져가는 움직임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서 언제든지 부동산으로 돌아오려는 돈의 힘이 그대로 살아있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번 주에 서울 집값이 10주 만에 상승세로 전환됐습니다.

지난주에 하락세가 딱 멈추더니 상승으로 방향을 튼 것입니다. 서울에서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신호도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이랑 중부를 중심으로 한 일부 인기 지역 같은 경우는 사실 지금이 작년까지의 서울 같은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상승세가 급한 지역들도 보입니다.

규제 지역이 아닌 군포 같은 경우는 지난 석 달 동안 집값이 무려 평균 9.4%, 인천 연수 같은 곳은 6.5%가 올랐고요, 규제 지역 중에서도 구리, 세종, 수원 영통 같은 곳들은 규제가 무색하게 올랐습니다.

<앵커>

코로나19로 경기는 바닥이라는데 부동산 시장은 분위기가 영 딴판이네요?

<기자>

네, 확실히 까다로운 상황입니다. 우리 경제 여러 분야에 심각한 타격을 받아서 돈을 돌게 해야 하는 것도 분명한데요, 한편에서는 돈이 넘쳐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거든요.

당장 주식시장만 봐도 우리 증시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할 정도로 올랐는데도 여전히 대기하고 있는 예탁금이 45조 원을 넘습니다.

상반기에는 급락한 주식시장에 그렇게 돈이 더 몰려왔다면 이제는 그런 여유 자금 중의 일부가 부동산으로도 다시 오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금리가 사상 최저치다 보니까 돈이 좀 있는 사람들은 달리 투자할 곳이 마땅치가 않고요, 또 규제만 벗어나 있다면 대출을 많이 받아도 이자 부담이 그렇게 크지 않거든요.

거기다가 최근에 이런저런 개발 호재가 발표되거나 재건축이 진전될 움직임을 보인 곳들이 있는 것도 한몫을 했습니다. 서울 잠실, 용산, 목동 또 인천이나 대전 같은 곳들이 이런 지역으로 꼽힙니다.

마지막으로 세금 측면을 보면 규제 지역의 다주택자들 양도세 부담을 한시적으로 낮춰주기로 했던 시한이 이달 말까지죠.

이것을 바라고 가격을 낮춰서 나왔던 매물들이 어느 정도 거래가 끝났고요,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던 법률 개정안은 지난 20대 국회에 처리가 안 됐습니다.

21대 국회에서 처리가 될 수 있겠지만, 종부세를 계산할 때의 기준을 계속 오르게 해 놓은 것들이 있기 때문에 올해 종부세도 집값은 변하지 않았더라도, 또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았더라도 작년보다 더 오르기는 할 것입니다.

하지만 거기에 더해서 종부세 강화안까지 올해 안에 통과될 것으로 예상했던 사람들은 충격이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죠.

이런 요소들이 더해지면서 이대로는 다시 집값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할 만한 시장이 재현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앵커>

그래서 정부가 일단 경고 정도 하고 나선 셈인 것이죠?

<기자>

네, 어제 경제부총리, 또 기재부 차관 같은 고위 관리들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집값 상승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정책 방향은 뚜렷합니다. 그런데 거의 20번에 가까운 부동산 대책이 지금까지 나왔거든요.

그렇다면 하반기에 경제 회복을 기대하는 입장에서도 부동산 대책은 선제적이고 좀 더 적극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시장에서도 좀 나옵니다.

풍선효과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책을 제때 펴야 한다는 것이죠.

[김규정/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 중저가 주택들에 단기 투자를 하려는 흐름이 확산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종전에 썼던 '핀셋형 규제'보다는 더 광범위한 규제 지역 설정이 지금 필요해 보이는 거고요. 그런데 이미 여러 지역에서 워낙 저금리 유동 장세에 돈이 많이 풀려 있다 보니까, 규제 지역 설정이 좀 늦은 감이 있을까 걱정이 되는 거죠.]

<앵커>

네, 뭐 이런 식이라면 풍선효과 덕에 전국의 부동산값이 다 오를 수 있겠지만, 그것은 당연히 거품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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