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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시멘트 찌꺼기" 농지 차지한 중장비들의 만행

<앵커>

콘크리트 펌프카 같은 건설 기계의 경우 일이 끝나고 보관할 장소, 즉 주기장이 꼭 있어야 운행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멀리 값싼 외곽에 장소만 확보해놓고 실제로는 도심 주변 농지에 불법으로 차를 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환경 오염도 심각합니다.

소환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콘크리트 펌프카 한 대가 경기도의 한 야산으로 들어섭니다.

산속 진입로를 따라 들어가자 널찍한 평지가 나옵니다.

펌프카를 세워두는 주기장인 듯 같은 종류 차량이 10대 늘어서 있습니다.

콘크리트 찌꺼기가 쌓여 있는 한쪽, 세차 작업이 한창입니다.

수도꼭지에 대형 수조, 전기설비까지 갖춰놨습니다.
야산 속 농지에 세워둔 중장비
펌프카가 세워진 근처 다른 곳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인근 주민 : 전에는 여기가 물만 가득 차 있었어요. 이거 다 시멘트 찌꺼기네, 시멘트 찌꺼기야.]

두 곳의 토지 용도를 확인해봤습니다.

모두 농지로 건설 기계를 세워둘 수 없는 곳입니다.

[단속 담당 공무원 : 농사용으로 쓰셔야 하는데, 주기가 무단으로 돼 있는 상황이라서 (원상복구 해야 합니다.)]

그럼 영업 허가 때 신고하도록 한 주기장은 어떻게 운영될까.

400여 업체가 주기장으로 등록한 곳을 찾아가 봤습니다.

이곳은 연천군에 있는 건설기계 주기장입니다.

주기장이라고 적혀 있는 표지판이 붙어있기는 한데 안쪽은 수풀만 무성히 자라있습니다.

인천 강화의 다른 주기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건설기계주기장 인근 주민 : 나무밖에 없어요. 거기는 다. (저쪽에 혹시 펌프카들 세워져 있다거나 왔다갔다 하는 거 보신 적 있으세요?) 펌프카요? 못 봤는데….]

값싼 땅을 주기장으로 등록만 해놓고 실제로는 도시 주변 농지를 임대해 쓰는 것입니다.

[콘크리트 펌프카 소유주 : (주소지 주변 지자체에서) 주기장 하나 딱 만들어주면 이런 문제 안 생기잖아요. 돈 내면 되죠. 어차피 여기(불법 주기장)에서 돈 내는데.]

부지 확보가 어려운 도심 주변을 피해 개발제한구역 내 유휴지를 이용하자는 주장이 있지만 법부터 고쳐야 합니다.

현실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한 불법 주기로 인한 안전사고와 환경 오염 문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김종태,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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