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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② 스쿨존 불법 주정차 30만 건…꾸준한 위반이 문제

민식이법이 놓친 것들

정혜경 기자 choice@sbs.co.kr

작성 2020.06.14 09:01 수정 2020.06.17 11:2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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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마부작침] ② 스쿨존 불법 주정차 30만 건…꾸준한 위반이 문제
운전자와 보행자의 시야를 가리는 불법 주차와 정차는 보행자 사고의 주범으로 꼽힌다. 2018년 사고 데이터 9백여 건을 분석한 결과, '단일로' 보행자 사고는 60.9%, '교차로'는 46.5%의 원인이 불법 주정차로 인한 방해물이었다.(삼성교통문화연구소) 성인보다 주의력 낮은 어린이는 더 위험하다. '민식이법'을 탄생시킨 고 김민식 군 사고 당시에도 교차로에 정차한 차량 탓에 시야 확보가 안된 게 사고의 주요 원인이었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앞서 13년 간 어린이 교통사고와 스쿨존 사고 데이터를 분석한 데 이어 이번엔 서울의 스쿨존 불법 주정차 실태를 분석했다. 

● 5년 간 스쿨존 불법 주정차 30만 건... 꾸준한 위반

2015년 1월 1일부터 2020년 4월 30일까지 5년 4개월, 서울시 각 자치구의 불법 주정차 단속 데이터를 확보한 뒤 다시 단속 장소 정보에서 '초등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주변을 따로 추출했다. 서울시가 분류하지 않는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를 이렇게 추정해본 것이다. 단속 시간도 어린이 활동 시간을 감안해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한정했다. 
민식이법이 놓친 것들5년 여 간 '스쿨존 불법 주정차' 단속으로 추정되는 건 30만 2,562건이었다. 매년 6만 건을 약간 밑도는 수준으로 크게 늘거나 줄지 않고 꾸준했다.(영등포구와 관악구는 연도별 집계 자료를 구할 수 없어 이번 분석에서 제외했다.)

● 서초구 29억 원 VS. 금천구 1272만 원

분석 기간,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가 가장 많았던 서울시 자치구는 서초구다. 모두 3만 7,149대 차량에 범칙금과 과태료를 부과했다. 스쿨존 같은 교통약자 보호구역의 주정차 위반 범칙금·과태료는 일반 도로(4만 원)의 2배인 8만 원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에 이를 3배인 12만 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단순 계산해보면 서초구는 스쿨존 불법 주정차 적발로 5년 간 29억 7천만 원을 벌었다.

반면, 가장 단속 건수가 적은 곳은 서울 금천구였다. 5년 치를 다 합쳐도 159건에 불과했다. 단순 계산해보면 금천구의 스쿨존 불법 주정차 적발 수입은 5년 간 1,272만 원이다. 서초구가 금천구보다 234배 많다. 왜 이렇게 차이가 큰 걸까. 
민식이법이 놓친 것들2019년 12월 기준 스쿨존이 가장 많은 서울시 자치구는 노원구로 모두 112곳이 지정돼 있었고 다음은 성북구 106곳, 강남구 105곳 순이었다. 스쿨존이 가장 적은 구는 용산구로 39곳, 서대문구가 40곳으로 그다음이었다. 서초구는 스쿨존 94곳으로 전체 자치구 중 다섯 번째로 많았고 금천구(49곳)와 비교하면 2배 정도 규모였다. 인구는 서초구(43만 명)가 금천구(23만 명)보다 20만 명 정도 많다. 그럼에도 단속 건수 2백 배 차이가 명쾌하게 설명되진 않는다.

구청으로부터 받은 답변은 '민원'이었다. 상권이 발달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서초구는 불법 주정차로 인한 민원 또한 많아 다른 자치구에 비해 월등한 단속량을 기록했다는 것, 금천구는 상대적으로 민원이 많지 않다고 답했다. '처벌'과 '계도' 중에 어느 쪽에 무게를 뒀는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마포구 하늘초교 1위...스쿨존 단속 상위 학교는?

이번엔 각 스쿨존별로 불법 주정차 단속이 얼마나 이뤄졌는지를 살펴봤다. 위에서 밝혔듯 단속 장소에 따라 추정해본 수치이다. 2015년 1월~2020년 4월 주간시간대(08~18시) 단속 건수를 기준으로 했다.
민식이법이 놓친 것들마포구의 하늘초등학교 주변이 가장 많았다. 5년 간 7,086건의 단속이 이뤄졌다. 다음은 노원구 공릉초교 6,718건으로 2위, 서초구 서초초교가 5,659건으로 3위였다. 24시간 단속 건수로 보면 서초초교가 1위였으나 주간시간대로는 3위로 내려갔다. 강남역 주변이라는 특성상 야간 단속이 적지 않았던 걸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 학교 주변에 가보니 단속 건수가 많다고 해서 불법 주정차가 근절된 건 아니었다. 대로 말고 차가 많이 다니는 이면 도로일수록, 또 영세한 점포가 밀집한 곳일수록 불법으로 주차하거나 정차한 차량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 전국 지자체 스쿨존, 무인단속장비 설치율 11% 

'민식이법' 시행에 따라 정부는 2022년까지 전국의 모든 스쿨존에 무인교통단속장비와 신호등을 100%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마부작침]은 현재 설치율은 어떤지 전국 230개 지방자치단체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2020년 6월 9일 현재, 208개 지자체의 설치 현황을 확인해 취합했다.
민식이법이 놓친 것들대표적인 무인교통단속장비인 과속카메라는 현재 단 10.7%만 설치돼 있었다. 스쿨존 10곳 중 9곳에는 없다는 말이다. 신호등은 41.5% 설치로 확인됐다. 과속방지턱이 가장 많아서 전국 스쿨존 설치율 82.4%로 나타났다. 이들 시설 설치가 100% 완료되면 전국 스쿨존의 불법 주정차는 상당수 단속될 것이고 신호등이 있어 차량 통행이 좀 더 규칙적으로 이뤄질 것이며 과속 방지턱 덕분에 차량들이 속도를 내긴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문제는 남는다.

● "스쿨존 사고 원인 1위는 불법 주정차", 사고를 근절하려면...

지난 5월 7일 경기도는 스쿨존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도민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스쿨존 사고 원인으로 가장 많은 응답자가 꼽은 건 '불법 주정차로 인한 시야 방해'였다.(23%) 다음은 '제한속도 및 신호 위반'과, '어린이 포함한 보행자의 무단 횡단'(각각 18%)이었고, '주변을 생각하지 않는 어린이의 행동 특성'과 '운전자의 낮은 보호 의무 의식'(각각 15%)로 나타났다. 불법 주정차를 못 하게 하면 사고가 줄어들 것이라는 게 많은 이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과연 단속과 시설 설치만으로 가능할까.

서울 노원구의 스쿨존에서 만난 한 주민은 "주차장이 있으면 주차비를 내더라도 기꺼이 주차할 텐 데 그러지 못하니 불법인 줄 알면서도 학교 앞에 주차하는 것"이라면서 "'과태료 물고 말지' 그러면서 그냥 주차하는 거다, 생업이니까."라고 말했다. 지역 상권과 유동 인구를 고려하지 않은 도시 설계로 주차 공간 자체가 크게 부족한 곳들이 많아 불법 주정차로 이어진다는 주장이었다. 

2019년 서울시 주차장 확보율은 136.1%다. 등록된 자동차가 312만 대인데 주차면수는 425만 면으로 표면상으론 충분하나 시간대와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주차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공영주차장 6천 6백 면을 공급하고 특히 주차장 부족이 심각한 강북 지역에 전체 공급량의 60%를 짓기로 했다.

단속 장비 설치, 범칙금 상향 조정 등 불법 주정차 근절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필요한 건 도로 환경과 도시 설계 개선이기도 하다. 다음 편에서는 스쿨존 자체의 문제점과 사각지대를, 그리고 이어서 어떤 대안이 가능한지, 또 실제 적용된 사례는 있는지, 해외 상황은 어떤 지를 살펴보겠다.

취재: 심영구, 배여운, 정혜경, 안혜민 디자인: 안준석 인턴: 이유민, 이승우          

▶ [마부작침] ① 2019년 다시 증가한 사고…여전히 불안한 스쿨존    
▶ [마부작침] ③ 스쿨존도 극과 극…'스쿨존 사각지대'를 찾아보자 
▶ [마부작침] ④ '어린이 안전'보다 앞서는 가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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