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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가려면 지문 지워라"…학대 책임은 아내에 돌려

"집 나가려면 지문 지워라"…학대 책임은 아내에 돌려

'창녕 아동학대' 의붓아버지 직접 취재

안희재 기자 an.heejae@sbs.co.kr

작성 2020.06.09 20:14 수정 2020.06.09 22:0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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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남 창녕에서 9살 아이가 부모에게 2년 동안 모진 학대를 당했다는 소식에 많은 분들이 가슴 아파했습니다. 그 어린아이의 온몸에 멍과 상처를 냈던 의붓아버지를 SBS 취재진이 만났습니다. 집을 나갈 거면 지문을 지우라면서 뜨거운 팬에 아이 손을 다치게 했다고 그 남자는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를 잘 키우려고 그랬다고 했는데, 훈육과 폭력은 분명히 다릅니다. 오늘(9일) 8시 뉴스는 가장 사랑받고 보호받아야 할 우리 아이들이 가정에서 학대받는 현실을 고발하고, 개선책은 없는지부터 집중적으로 전해드립니다.

먼저 안희재 기자가 의붓아버지의 주장을 들어봤습니다.

<기자>

상처투성이 앙상한 몸으로 구조된 9살 초등생 A 양.

의붓아버지와 친어머니에게 2년 동안 학대를 당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습니다.

아이 집에서 만난 의붓아버지는 취재진에게 학대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불에 달군 프라이팬으로 아이 손을 다치게 한 끔찍한 범행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학대피해 아동 손가락의 데인 상처
[박 모 씨/A 양 의붓아버지 : (집 밖으로) 나간다고 하는 거예요, 아이가. 프라이팬이 달궈져 있어서 '나갈 거면 너 손가락 지져라. 너 지문 있으니까'….]

집을 나가도 지문을 조회해 다시 돌아올 수 있으니 없애고 나가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아내를 대신해 교육한 것이라고도 주장합니다.

[박 모 씨/A 양 의붓아버지 : (아내가) 3~4년 약을 먹었어요. 아내가 울면서 못하면 제가 아이 체벌을 마저 해야 해요. (안 그러면) 아이를 죽일지도 모를 정도로 흥분해 난리가 나요.]

잘 키우려고 그랬다는 것인데,

[박 모 씨/A 양 의붓아버지 : 제 딸이 아니라 생각했으면 공부 안 한다거나 그래도 신경 안 썼겠죠. 저도 잘 못 배웠고 아내도 못 배웠는데 아이까지 못 배우면 어떻게 될지 뻔하니까… 반성 많이 하고 있고요.]

아동 전문가들은 '학대 가해자의 언어'라고 평가했습니다.

[공혜정/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 (학대를 넘은) 고문이죠, 고문. 너무 사랑하는데 이번은 잘못했다, 다시는 안 그러겠다, 사랑하면서 키우겠다… (학대 가해자의) 전형적인 말이더라고요.]

경찰은 이르면 이번 주 박 씨와 친어머니를 불러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며, A 양 학교와 지인들을 상대로 아이의 진술처럼 지속적인 학대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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