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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오늘날 청년들 곁에서 살아 숨쉬길"…33주기 추모식

이한열 열사 33주기 추모식에서 인사말 하는 고(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 (사진=연합뉴스)
1987년 6월 9일 군사정권에 항거하는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진 고(故) 이한열 열사의 추모식이 이한열 기념사업회 주최로 9일 연세대 신촌캠퍼스 '한열동산'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추모식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소수의 관계자와 내빈, 취재진만 참석했습니다.

서길수 연세대 경영대학장은 추모사에서 "이한열 열사를 떠올리며 오늘날의 청년을 생각한다. 1980년대의 청년 이한열이 그랬듯, 2020년 이 시대의 청년들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명제를 실천하고 있다"며 "역사 속 인물로 남아 있는 이한열이 아니라, 지금의 청년들 곁에서 함께 살아 숨 쉬는 이한열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밝혔습니다.

강성구 이한열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생명을 지켜냈다"며 "포스트 코로나의 과제 역시 아름다운 청년 이한열 정신의 바탕 위에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지섭 연세대 이한열추모기획단장(총학생회 부회장)은 "오늘의 이 평온한 일상이 결코 공짜로 얻은 것이 아님을 알기에 우리 모두 여기에 왔다"며 "이한열은 과거의 사람도, 지난날의 흔적도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상을 따로 지칭하지 않은 채 "사과할 수 있을 때 사과하라"며 "비겁하게 시간 뒤에 숨어서 세월을 그냥 흘려보내면 모든 게 끝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큰 오판"이라고 질타했습니다.

이날 추모식에서는 '한열이를 살려내라' 동상 제막식도 열렸습니다.

본래 '한열이를 살려내라'는 1987년 최병수 작가가 최루탄에 맞은 직후 동료 이종창 씨의 부축을 받는 이 열사의 모습을 본뜬 판화입니다.

이날 세워진 '한열이를 살려내라' 동상은 최 작가가 2017년 이한열 30주기 추모행사 당시 공개했던 조형물을 기반으로, 더 튼튼하고 녹이 슬지 않게끔 새롭게 제작한 것입니다.

철판에 형상화된 '한열이를 살려내라' 속 이 열사의 머리와 몸에는 반짝이는 별 모양의 구멍이 나 있습니다.

사업회는 "이한열이 어두운 시대의 별과 같이 빛났던, 이제는 별처럼 빛나는 존재가 됐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고(故) 이한열 열사 33주기 추모식에서 헌화하는 민갑룡 경찰청장 (사진=연합뉴스)
이날 행사에는 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를 비롯해 민갑룡 경찰청장, 서울 서대문구청장,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 이수호 전태일기념관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이한열 피격 당시 사진을 촬영했던 로이터 사진기자 정태원 씨와 최병수 작가 등을 비롯해 이 열사의 경영대 86학번 동창들도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배 여사는 "더운 날씨에 모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습니다.

참가자들은 행사가 끝나고 한열동산에 설치된 조형물 위에 헌화하며 이 열사의 넋을 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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