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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북적] 나는 조금 설레며 기다린다…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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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북적북적 245 : 나는 조금 설레며 기다린다…<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우리는 모두 태어나기로 결심한 아이들이다.
용감하게 알을 깨고 나온 모든 아이들의 모험에 박수를 보낸다.
-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中


이 문장은, 책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의 첫 번째 글 '태어나기로 결심했다'의 마지막 문장입니다. 저자는 이 글을 두 권의 그림책 이야기로 시작해요. '마음의 비율', '태어난 아이'. 두 그림책 모두에서 아이들은 태어나기로 스스로 결심해 삶에 뛰어듭니다. 보통 우리는 세상에 내 의지와 상관없이 어쩌다 보니 등장하게 됐다고 생각하게 마련인데, 이 글을 읽으며 어쩌면 세상에 온 데엔 우리의 의지도 작용했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더라도요. 저자는 '태어난 뒤에도 우리는 몇 번이고 태어나는 마음으로 산다… 이런 마음을 반복하며 진짜 어른으로 성장한다'고 말합니다.

SBS 보도국 팟캐스트 '골라듣는 뉴스룸'의 일요일 코너 '북적북적'에서 오늘 소개드리는 책은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무루 지음, 어크로스 펴냄)입니다. 지은이 '무루'는 '어른을 위한 그림책 읽기 안내자'예요. '섬 위의 주먹', '마음의 지도', '할머니의 팡도르'를 번역해 소개했고 글을 쓰고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자는 '지난 몇 년 나는 어른들과 그림책을 읽고 문장을 쓴다. 그전에는 오랫동안 아이들과 온갖 책을 읽고 글을 썼다. 그보다 더 오래전에는 책을 별로 안 읽었다. 책 안 읽는 아이와 책으로 일을 하는 어른 사이에 무엇이 있었나 생각해 보면 그림책이 있다. 어른이 되어 읽기 시작한 그림책 때문에 어느 날 세상의 모든 책이 재미있어졌다더라는 이야기가 나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라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책 안 읽는 아이와 책으로 일을 하는 어른'을 연결해준 다리,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는 그림책 이야기예요. 저자의 눈을 거친 그림책 이야기를 통해, 그림책 읽은 지 언제인지 가물가물한 독자는 내가 잊고 있던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게 됩니다.

지난겨울에는 '세상 끝에 있는 너에게'를 읽었다. 늘 아름다운 모험담을 만드는 부부, 고티에 다비드와 마리 꼬드리가 함께 쓴 이 그림책 속에는 친구를 만나러 세상 끝까지 가는 어린 곰이 있다. …(중략)…
세상 끝은 어딜까. 지도상의 가장 먼 곳은 아닐 것이다. 세상 끝에는 타인들이 있다. 타인의 마음에 닿는 일이야말로 어쩌면 세상 가장 먼 곳까지 가보는 일이다. 우리가 문학을 통해 느끼는 감동의 기저에는 언제나 하나의 질문이 있다. '나는 너를 이해할 수 있는가?'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中


저자의 시선은 나를 들여다보고, 타인을 이해하고, 지구를 공유하는 다른 생명들과 공존하는 것에 닿아 있습니다.

'우리'의 안과 밖을 구분하는 담은 견고하고 높아서 일단 한번 만들어지고 나면 좀처럼 허물 수가 없다 그러니 방법은 하나뿐이다. 누군가 문을 여는 것.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中


그런데 왜 책 제목이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일까요. 나를 들여다보고 타인을 이해하고 다른 생명들과 공존하고, 그리하여 결국 저자가 되고 싶은 존재는 '좋은 습관을 가진', 스스로를 완성해가는 개인', 상실이 아닌 '완성'의 의미로서 노년을 맞은 '재미있고 신기하고 이상하고 궁금한 할머니가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끼는 마음이 자신을 초과하는 사람. 그래서 타인과 타자에 대해 애정과 연민을 느끼며 마음을 나누는 사람.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어린아이의 마음속에 또렷한 흔적을 남기는 사람.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中


저자는 그래서 '조금 설레며 기다린다'고 합니다. 할머니가 되는 날을요.

이 책 속 글을 한 편 한 편 읽다 보면, 저자가 소개한 그림책을 다 읽어보고 싶어 집니다. 읽고 싶은 책이 갑자기 확 늘어나게 됩니다. '빠르게 감정에 닿고' '줄거리를 요약하면 한없이 시시'해지지만 '여전히 새로운' 그림책들을 저자는 '시를 닮은 그림의 언어'라고 했는데요, 책 뒤에 저자가 추천하는 그림책 리스트가 6페이지에 걸쳐 선물처럼 실려 있습니다.

** 낭독을 허락해주신 출판사 '어크로스'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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