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3중 감시망'이라더니 13번 포착하고도 놓쳤다

<앵커>

서해를 사이에 두고 있는 중국 산둥반도와 충남 태안까지의 거리는 370km 정도 됩니다. 이 길이 중국인들이 몰래 들어오는 통로가 되고 있습니다. 밀입국하는 데 쓰인 보트가 충남 태안에서 석 달 연속 확인됐는데 지난달 발견됐던 그 보트의 경로를 조사한 결과 우리 서해 감시망은 말 그대로 있으나 마나였습니다. 해안 레이더와 복합 감시 카메라, 그리고 열상 감시 장비까지 이렇게 3중 감시망에 13차례나 포착됐는데도 아무 일 없이 통과됐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건지 김학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한 달 반 동안 충남 태안에서 발견된 보트는 모두 3척.

4월에 발견된 보트에는 5명, 5월 보트에는 8명이 타고 왔는데 현재까지 이 중 6명이 붙잡혔습니다.
어제(4일) 발견된 보트는 이제 수사 시작단계입니다.

해경은 강제 출국 됐던 중국인들이 밀입국했다는 중간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이대행 경위/중부지방해양경찰청 홍보계 : (한국에서) 강제 퇴거 된 전력이 있고요. 중국에서 생활고로 인해 불법 취업을 목적으로 밀입국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4월 보트에는 1인당 260만 원을 내고 지난달 발견된 보트에는 172만 원씩을 내고 탔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보트 하나에 의지에 서해를 건넌 이 중국인 밀입국자들에게 우리 서해 감시망은 구멍이었습니다. 합참 조사 결과 지난달 밀입국한 보트는 레이더, 복합 감시 카메라, 열 감시 장비 즉 군의 3중 감시망에 13차례나 포착됐지만, 군의 조치는 없었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새로운 표적이 나타나면 확인해야 하는데 낚싯배 같은 통상적인 걸로 간과하면서 추적·감시하지 않은 과오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군은 무인기나 드론 등을 통한 수색 정찰 강화를 다짐하면서 사단장 등 관련자 징계 방침을 내놨고 해경은 초동 대응을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태안해경서장을 직위 해제했습니다.

(영상취재 : 황윤성 TJB, 영상편집 :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