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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서 왜 내가 마스크 써?"…'접촉 노동자'의 시름

<앵커>

코로나로 달라진 우리 사회 모습과 그 그림자까지 짚어 보는 연속 보도, 오늘(2일)은 고객들과 직접 만나야만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다른 사람 만나는 것을 꺼리게 된 이 분위기가 그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끼쳤을지, 손형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객과 직접 만나야 하는 가스 안전점검원, 정수기 방문점검원, 인터넷 TV 설치기사. 코로나19 발발 이후 같은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김효영/가스 안전점검원 : 슈퍼 전파자가 저희가 될 수 있다는 것이거든요.]

[고수진/정수기 방문점검원 : 증상이 조금이라도 나타나면, 완전 슈퍼전파.]

[선덕상/인터넷·TV 설치기사 : 전파자가 될 수 있는 환경에서 작업을 하고 있으니까.]

접촉 노동자

직업 특성상 '언택트', 즉 비대면 접촉은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매일 새로운 고객을 만나는 것이 일이지만, 마스크 좀 써달라는 말을 하기도 어렵습니다.

[김효영/가스 안전점검원 : 우리 집에 당신이 침입자인데, 내 마스크를 왜 당신이 쓰라고 하느냐. 점검 안 받겠다. 이러는 경우도 있습니다.]

[선덕상/인터넷·TV 설치기사 : (자가격리자가 있다는 건) 감출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저희들은 그걸 선택을 해서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니까.]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통제해야 하는 상황은 더 잦아졌습니다.

[고수진/정수기 방문점검원 : 문을 열자마자 세정 소독약을 온몸에 분사를 하시고, 뒤돌라고 해서 막 뿌리고. 고객님 왜 이러세요. 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정수기 방문점검원 1천100여 명에게 물어봤더니 응답자의 77%가 마스크나 손 소독제 등의 지급이 부족하다고 답했고, 90%는 안전과 생계 대책이 함께 마련된 업무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아예 관련 법령에 접촉 노동자들을 위한 보호장비 지급 등이 명시돼야 한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이주희/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 코로나19 위기 때문에 오히려 그분들의 노동이 지금은 더더욱 핵심적인 노동화 되고 있거든요. 노동의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는 대면서비스 노동에 대한 재가치화를 해야 될 때라고 생각을 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세상, 일의 종류·고용의 형태와 관계없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는 모두에게 보장될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설민환·최대웅, 영상편집 : 황지영, CG : 홍성용·최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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