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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붙었다' 가학적 주술의식에 사망…무속인 징역형

'귀신 붙었다' 가학적 주술의식에 사망…무속인 징역형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몸에 붙은 귀신을 쫓는다는 명분으로 주술의식을 하다가 20대 여성을 숨지게 한 무속인이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김동혁 부장판사)는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 된 무속인 A(44·남)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습니다.

주술의식을 의뢰하고 방치한 피해자 아버지 B(65·남) 씨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선고됐습니다.

A 씨는 지난해 6월 15일부터 나흘 동안 전북 익산시 모현동 아파트와 충남 서천군 한 유원지에서 주술의식을 하다가 C(27·여) 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는 '몸에 붙은 귀신을 쫓아야 한다'는 명목으로 C 씨의 손발을 묶고 옷가지를 태운 뒤 연기를 마시게 하는 등 가혹 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C 씨가 화상을 입었으나 A 씨는 치료는커녕 상처 부위에 '경면주사'(부적에 글을 쓸 때 사용하는 물질)를 바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어 '귀신에게 밥과 물을 주어서는 안 된다'며 C 씨를 굶주리게 했습니다.

C 씨는 얼굴과 가슴, 팔 등 신체 상당 부위에 2도 화상을 입은 채 며칠 동안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했습니다.

고통을 견디지 못한 C 씨는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피해자의 아버지 B 씨는 모든 주술의식 과정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B 씨는 오랜 기간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던 딸을 A 씨에게 보여주고 주술의식을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 씨는 오랜 치료에도 딸이 별다른 차도를 보이지 않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하는 부모의 간절한 마음을 이용해 비합리적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고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범행 내용이나 방법 등을 보아 죄질이 좋지 않은데도 부모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A 씨는 애초에 정신질환을 낫게 할 능력이나 자격이 없음에도 속칭 퇴마의식을 하면서 피해자에게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안겼다"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이어 "B 씨는 자녀에게 악의나 적대감으로 해를 가하기보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을 주도하지 않았고 별다른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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