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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쟁이' 앵무새, 각박한 우리네 모습이 보인다

<앵커>

앵무새는 사람 말을 그대로 잘 따라 하죠. 이런 앵무새의 캐릭터로 현대 사회를 풍자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사람 몸통을 한 앵무새가 손전등을 열심히 비추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뭔가를 찾아 헤매는 현대인들의 모습입니다.

고대 로마 신화에서 지혜의 상징인 부엉이는 나무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고, 앵무새들은 모두 한 방향을 손전등으로 비추며 일제히 달려갑니다.

모방과 반복이 특징인 앵무새를 통해 맹목적인 현대인들을 풍자하는 것입니다.

각자 자기만의 것을 찾아 나서기도 하지만, 커다란 숲 안에서 일뿐입니다.

숲의 외부는 짙은 어둠, 아무도 경계를 벗어나려 하지 않습니다.

연을 높이 띄워 밖으로 날려 보기는 해도 정작 본인은 여전히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합니다.

자기만의 영역이어서 만족스럽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도 전체 숲 차원에서 보면 각자 따로따로 갇힌 섬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의인화된 앵무새는 각박한 현대인들의 현실을 드러내기 위한 핵심 모티브입니다.

몸통은 사람이지만 남을 따라 하기만 하는 앵무새일 뿐이고, 또 앵무새이지만 하늘을 날 수 없는 사람의 몸통인 것입니다.

[진영/작가 : 심오한 주제일 수도 있지만 마치 블랙코미디처럼 앵무새의 머리를 가진 사람들을 통해서 우리들 삶의 반복과 모방이라는 그런 의미를 조금 유머러스하게 표현해보고자 했습니다.]

답답한 현실을 귀여운 캐릭터로 풀어내는 동화적 서사구조로 작가는 역설의 미학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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