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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반환기지 또 토지 오염…"23곳 재조사 필요"

<앵커>

공원 조성을 추진 중인 미군 반환기지에서 또 토양 오염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이미 10여 년 전에 정화 작업까지 마친 곳입니다. 해당 기지를 비롯해 당시 함께 반환된 기지 23곳을 재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찬범 기자입니다.

<기자>

미군이 지난 2007년 국방부에 반환한 5만 6천㎡ 규모의 캠프 페이지 부지입니다.

땅을 1~2m 정도 파낸 지점에서 길게 늘여진 검정 색깔의 띠가 보입니다.

당시 미군 비행장 활주로로 쓰인 '아스콘'으로 추정됩니다.

해당 부지는 지난 2009년에 국방부가 정화 작업을 주도해 이미 완료한 곳인데, 폐아스콘은 정화 작업 당시 모두 제거했어야 할 오염 물질입니다.

2007년에 반환된 해당 미군기지는 정화 비용으로만 예산 200억 원 가까이 사용됐습니다.

환경 단체는 유류 오염 정도를 보여주는 석유계 총 탄화수소도 기준치보다 6배 이상 초과해 부실 정화 의혹을 떨쳐낼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서재권/녹색연합 전문위원 : 폐기물 절차에 의해서 반출시키는 게 맞는데 그걸 안 하고 놔둔 채로 흙을 이렇게 덮어버린 거죠.]

캠프 페이지는 문화재 발굴 조사를 마친 뒤 도심 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오염물질이 다량 발견된 만큼 식물이 자라기 어렵고, 나무도 폐아스콘 때문에 뿌리를 내릴 수 없어 사실상 공원 조성이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합니다.

[김휘중/토양·퇴적물 환경복원 연구소장 : 뿌리는 더 밑으로 들어가게 돼 있습니다. (폐아스콘 때문에) 뿌리가 더 이상 못 들어가게 되면 그 나무는 고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군이 지난 2007년 국방부에 반환한 기지는 캠프 페이지를 포함해 전국에 23곳인데, 공원 조성에 앞서 오염 정화가 제대로 됐는지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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