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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보도연맹 희생자 2명 70년 만에 무죄

보도연맹 관련 유족과 시민사회단체들이 2월 14일 창원지법 마산지원에서 보도연맹원 6명에 대한 재심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된 후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6·25전쟁 때 국민보도연맹원이라는 이유로 불법 체포·감금당한 뒤 사형당한 희생자 2명이 부산에서 재심으로 70년 만에 무죄를 받았습니다.

부산에서 보도연맹 관련 무죄 판결이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국적으로는 경남 마산지역 6명 무죄 판결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부산지법 형사5부(권기철 부장판사)와 형사6부(최진곤 부장판사)는 지난 29일 열린 국방경비법 위반(이적행위) 사건 재심 선고공판에서 1950년 9월 8일 사형당한 부산지역 보도연맹원 박태구(당시 28세) 씨와 정동룡(당시 22세) 씨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고 1일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판결문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근거가 없다"며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습니다.

판결문 등에 따르면 박씨는 1950년 6·25전쟁이 터진 후 '보도연맹원은 부산 공설운동장에 집결하라'는 소집을 받고 나가서 영장 없이 연행돼 부산형무소에 수감됐다가 군법회의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습니다.

정씨도 1950년 7, 8월쯤 군특무대에 의해 영장 없이 연행돼 부산형무소에 수감됐다가 군법회의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습니다.

보도연맹은 이승만 정권이 남한 내 잠복한 좌익 세력을 찾아내고 포섭한다는 목적으로 1949년 창립한 관변단체입니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당시 정부는 보도연맹원이 인민군에 동조할 수 있다며 이들을 체포·감금·고문·학살했습니다.

2009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1950년 7∼9월 부산형무소에서 학살당한 보도연맹원과 재소자가 최소 1천500명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사하구 구평동 동매산, 해운대구 장산 골짜기에서 집단 총살당하거나 오륙도 해상에서 수장됐습니다.

이 중 148명만 신원이 확인됐는데, 박씨와 정씨가 이들 중 두 명입니다.

과거사위원회 조사 결과가 나온 뒤 두 망자의 유족은 2013년 5월 부산지법에 재심을 청구했고 2016년 1월 재심 개시 결정이 내려져 그동안 재판이 다시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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