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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라도 면해야지'…눈물로 마늘밭 갈아엎는 농민들

<앵커>

요즘 서산과 태안에서 수확이 얼마 남지 않은 마늘밭을 갈아엎고 있습니다. 힘들게 농사지은 땀의 결실을 포기하는 건 농민들에게 피눈물 나는 일이겠죠. 산지 마늘값이 형편없이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인데 코로나19로 마늘축제도 취소돼 농민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조상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트랙터 한 대가 수확을 앞둔 마늘밭으로 들어오더니 거침없이 갈아엎습니다.

아이 주먹만큼 클 정도로 정성을 쏟았던 농부는 멍하니 바라볼 뿐입니다.

지난가을부터 며칠 전까지 아침저녁으로 돌봤던 터라 말로 표현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안재순/태안 마늘 재배 농민 : 10월부터 해 가지고 여태까지 해서 수확 단계 됐는데, 나가는 (사 가는) 상인도 없고, 그래서 이렇게 갈아엎는다는 마음이 착잡하니 아주 좋지는 않아요.]

농민들이 마늘밭을 갈아엎는 것은 가격폭락 때문입니다.

평당 1만 원 꼴은 돼야 수익이 되는데 요즘 산지의 포전거래가는 평당 겨우 7,000원으로 그나마 손해를 줄이기 위해 8,010원씩 받고 산지폐기에 나섰습니다.

이렇게 갈아엎는 마늘밭은 충남 도내에서 서산 30ha를 최고로 태안 20ha등 모두 76ha에 1130톤에 이르고 전국적으로 670ha에 1만 톤이나 됩니다.

마늘밭 갈아엎기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충남 도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가 과잉생산에 따른 수급조절용 갈아엎기라면 올해는 재배면적은 줄었지만, 작황호조와 소비부진이 겹치면서 가격폭락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막기위한 긴급 산지폐기입니다.

실제 충남 도내 마늘재배 면적은 지난해보다 17%가 넘게 줄었고 전국적으로도 8%이상 감소했는데 마늘값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떨어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마늘축제까지 취소한 마늘주산지 서산과 태안등은 판로확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가세로/충남 태안군수 : 직거래 장터, 또는 온라인 SNS를 통해서 우리 태안의 육쪽마늘을 많이 홍보해서 많은 분들이 우리 태안의 마늘을 살 수 있도록 우리가 직접 현지에 나가서 마늘을 판매해 드리고….]

지난해는 쌀재배면적 감축을 위한 대체 작물로 마늘을 많이 심어 피해를 봤고 올해는 소비 부진 등으로 또다시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농민들은 도대체 어떻게 농사를 지어야 할지 막막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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