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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입국용 가능성 태안서 발견된 보트…"산둥반도서 많이 봐"

태안 해변서 발견된 소형 보트 내 구명조끼
충남 태안군 해변에서 발견된 1.5t급 레저용 모터보트는 중국 산둥반도 일원에서 자주 목격되는 모델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해경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태안군 소원면 일리포 해변에서 주민 신고에 의해 확인된 보트는 길이 4m·폭 1.5m 크기입니다.

근거리 바다 출항에 주로 쓰는 60마력 선외기 엔진이 달려있습니다.

원거리 항해에 필요한 통신 장비는 탑재돼 있지 않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선외기 엔진이 최근 많이 사용하는 4사이클 기관이 아닌 2사이클 형태라고 설명했습니다.

4사이클 기관은 쉽게 말해 한 번의 동력을 얻는데 4행정(크랭크축 2회 회전)이, 2사이클은 2행정(크랭크축 1회 회전)이 있어야 합니다.

2사이클 기관은 오일 밸브가 없어 연료와 섞어서 투입하기 때문에 불완전 연소가 많이 일어나 매연이 많고 출력이 저하돼 4사이클 기관의 출력이 높습니다.

2사이클 기관은 4사이클 기관보다 연료 효율(연비)이 떨어지지만, 더 가볍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태안 해변서 발견된 소형 보트
관계자는 "(보도된 사진을 봤을 때) 선형(배의 모양)이 칭다오를 비롯한 중국 산둥성 쪽에서 많이 목격한 모델"이라며 "태안에서 발견된 보트를 직접 보지 않아서 100%가 아닐 뿐 90% 이상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엔진의 경우 중국 해안가의 레저 보트에서 많이 쓰는 것과 동일한 사양"이라며 "우리나라 서해와 중국 연안 사이에 양식 시설이 많은 걸 생각하면 단순히 유실돼서 온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밀입국 가능성에 대해선 단정할 순 없으나, 태안반도와 중국 산둥반도 사이 가까운 직선거리가 320∼350㎞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간에 기름을 넣으면서 넘어오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추정했습니다.

실제 보트 안에서는 중국어가 쓰여 있는 구명조끼, 옷가지, 빵을 비롯해 여분의 기름통이 발견됐습니다.
해경, 태안서 발견한 선박 감식
보트와 세일링 관련 물품을 취급하는 다른 관계자는 "(해당 보트를 타고) 중국에서 우리나라까지 항해가 불가능하지는 않다"며 "탑승 인원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람과 파도만 잘 받으면, 몇 시간이면 건너올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트에선 낚싯대도 함께 발견돼 낚시객으로 위장하기 위한 준비 아니냐는 의견도 나옵니다.

66명의 수사전담팀을 꾸린 태안해경은 오늘(25일) 오전 보트를 해경 전용부두로 옮겨 감식을 진행하는 한편 물품에서 지문을 일부 채취해 확인하고 있습니다.

또 주변 방범용 폐쇄회로(CC)TV 녹화 영상에서 확인한 소형 선박 주변 6명의 신원과 행적, CCTV 영상에 찍힌 소형 선박과 실제 발견된 모터보트의 동일성 여부 등을 면밀히 살피고 있습니다.

해경 관계자는 "이 배가 어떻게 여기로 왔는지 현재로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며 "경찰과 공조해 목격자 탐문 조사를 병행하며 하선자로 추정되는 이들의 행방을 쫓는 한편 인터폴에도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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