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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시니어 투어 데뷔' 최경주 "매년 1승씩, 환갑까지 10승 목표"

[취재파일] '시니어 투어 데뷔' 최경주 "매년 1승씩, 환갑까지 10승 목표"
한국 남자골프의 '선구자' 역할을 해온 '탱크' 최경주 선수가 새로운 도전에 나섭니다. 한국 선수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해 아시아 선수 최다인 통산 8승을 올린 최경주는 올해로 만 50세가 돼 PGA 시니어 투어인 '챔피언스 투어' 출전 자격이 생겼습니다. 최경주는 20년 동안 PGA 투어에서 활약하면서 통산 8승과 함께 누적 상금 3천266만 6,559달러 (우리 돈 약 400억 원)를 쌓았습니다. 통산 상금 랭킹 28위로 최경주가 PGA 투어에서 얼마나 큰 발자취를 남겼는지 실감케 하는 대목입니다.

그동안 PGA 투어에서 거둔 업적만으로도 일찌감치 챔피언스 투어 '평생 시드'를 확보한 최경주는 지난 화요일(5월 19일) 만 50세 생일을 맞아 나이 조건도 충족했습니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챔피언스 투어도 중단된 상황이라 최경주의 시니어 무대 데뷔전은 오는 8월 예정입니다. 세계 골프를 주름잡았던 왕년의 스타들의 경연장인 챔피언스 투어에 한국 선수가 출전한 적은 몇 번 있지만, 아직 우승은 없습니다. 최경주는 지난 화요일(19일)에 미국으로 출국했는데, 출국에 앞서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서대원 취파용 사진
"20년 전 제가 PGA 투어에 첫발을 내디딘 뒤 항상 저한테 붙어 다닌 게 '한국인 최초'라는 타이틀이었어요. 한국인 최초 PGA 투어 진출, 한국인 최초 PGA 우승, 이런 이름들이죠. 이제 한국 선수 최초로 챔피언스 투어에서 우승을 하게 된다면 그것 또한 굉장히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기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목표도 잡았습니다. "2년 전부터 챔피언스 투어를 준비해왔고, 지금도 준비하고 있어요. 이제 제 나이 50이니까 매년 1승씩 10년 동안, 환갑까지 10승을 해보면 어떻겠나 하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서대원 취재파일용 사진
시니어 투어를 절대 만만하게 여기지는 않습니다. "주변에서 그런 얘기를 하시는 분도 있어요. "10승이 뭐냐? 20승, 30승도 가능하지.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는 PGA 투어에서 3승밖에 못했는데 챔피언스 투어 가서 40승을 넘게 했다." 하지만 꼭 그렇게 비교할 건 아닌 것 같고요. 거기에도 랑거를 비롯해 강력한 적들이 많으니까요. 우승의 문턱에 서면 최소한 6, 7명은 싸우고 가야 하는데, 그 선수들의 실력이 예전과 그렇게 큰 차이가 없어요. 물론 그 선수들이 거리는 젊을 때보다 덜 나가겠죠. 하지만 코스를 줄여 놓았으니까요. 챔피언스 투어 대회장의 전장은 보통 7천 야드가 안 됩니다. 짧으면 6천8백, 그 정도거든요. PGA 투어는 보통 7천4백, 7천5백, 길면 7천7백 야드까지 됩니다. 챔피언스 투어 기존 선수들의 관록과 맞서려면 저도 잘 준비해야죠."

최경주 프로와 아들 호준 군 (사진=KPGA 제공)
서대원 취재파일용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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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프로와 아들 호준 군 (사진=KPGA 제공)
최경주는 출국에 앞서 지난 월요일(18일) 큰아들 호준 군을 포항 해병대 훈련소에 입소시켰습니다. 올해 23살인 호준 군은 아버지가 2000년 PGA 투어에 진출한 뒤 줄곧 미국에서 살아 미국 영주권을 갖고 있는데, 18세 때 한국 국적을 선택했고 이번에 해병대에 자원입대했습니다.

"얘가 저를 두 번 감동시키더라고요. 첫 번째는 18살 때 국적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였는데, 망설임 없이 대한민국을 선택했고, 한국 남자라면 당연히 병역의 의무를 다하는 게 맞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두 번째는 이번에 해병대를 선택했을 때입니다. 자기가 몇 달을 고민하더니 해병대를 가겠다는 거예요. 제가 '너, 해병대가 어떤 곳인지는 알고 신청했냐?' 물었더니 다 알아보고 결정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얘기했죠. "그래. 장하다. 일단 결정을 했으면 그 생각 변치 마라." 지금 대학 마지막 학기만 남겼는데, 군에 가서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하고 미래에 대한 고민도 해보겠다며 해병대에서 자기 자신에게 어떤 변화가 있을지 자기도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는 거예요. 그런 모습이 무척 대견스러웠습니다." "훈련소 들어가기 전에 경례 한 번 받아 보시라고 그래서 맞절하듯이 경례를 받았는데, 아주 멋지고 그런 감동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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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는 당분간 시니어 투어와 함께 PGA 정규 투어도 병행할 예정이고, 내년 도쿄올림픽 남자골프 대표팀 감독으로 올림픽 준비까지, 왕성한 활동을 이어갑니다. "지금 후배 선수들이 워낙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저는 대표팀 감독으로 옆에서 좋은 기둥으로 잘 막아주고 방패막이가 되면 우리 후배들이 잘 해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년 도쿄에서는 우리 남자 선수들도 꼭 메달을 딸 수 있을 것 같아요. 준비 잘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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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8월부터 챔피언스 투어라는 새로운 무대에 나서게 됐습니다. 20년 전 PGA 투어에 처음 진출했을 때 최경주가 언제 돌아오려나, 미국에서 잘하려나 주변의 염려가 많았다고 해요. 그런 어른들의 염려 속에서 제가 아주 강한 마음을 가지고 이제까지 왔습니다. 이제 또 새로운 챔피언스 투어를 준비하는 신인으로서, 정말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해서 꼭 매년 우승을 할 수 있는 그런 모습으로 팬 여러분께 다가가겠습니다.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모두가 힘든 시기인데,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코로나19와 싸움, 꼭 승리하시길 바랍니다!"

(사진=KPGA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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